여보세요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따뜻한 태양이었지

by 도하

여보세요 그냥 가끔 불러본다

제 목소리 들리시면 꿈에 좀 나오시지


내가 어떤 사람이든 외할아버지는

나그네의 옷을 태양이 벗긴 것처럼

참 따뜻한 분이셨다


주말에 놀러 가는 날이면

꼭 내 발가락을 꼬집으시며

엄마 말고 이 외할비랑 더 있자며 꼭 붙잡으셨다


대단히 특출 난 게 없는데도

나의 단점과 약점마저 할아버지식 표현으로

"우리 손녀 인털이네 인털이야"

당시 스타골든벨 골든벨을 울린 누군가의

그 이상의 자신감을 심어준 정체모를 그 표현은

아마 할아버지가 주신 가장 큰 칭찬인 듯하다


하루는 외할아버지 방에서 앉아있는

내 다리에 누우시며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를 말씀하셨던..

그게 외할아버지 댁에서의 마지막일 줄은 몰랐지만


돌아가시기 직전 병원에서 내 손을 잡으시며

겨우 온전한 동아줄 같은 정신력을 잡으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우리 손녀 남편감은 꼭 찾아줘야 하는데..

그 마지막 말씀이, 표정이,

가끔 내가 제일 슬픈 음악을 들으며

저 깊은 한 톨의 눈물까지 쏟아내는

그날의 멜로 여주인공이 되는 그 센치하고 야시꾸리한 날

나의 가장 큰 햇빛이자 영화가 되어주신다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벗겨내어

그냥 나도 모르게 너무나 가벼워진 마음을

선물해주시는 외할아버지가 가끔 많이 생각이 난다




To, 외할아버지


지나간 모습이 따뜻한 외할아버지

시간이 지나도 가끔 너무 힘든 하루엔

외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지곤 해요

많은 말씀을 하지 않는 조용한 분이셨지만

"왔나~" 하시는 그 말씀엔 웬만한 100마디보다

따뜻함이 가득했고, 미소는 백만불~

하늘나라에서도 늘 편안하길 기도해요


사실 본론은 따로 있어요ㅎㅎ

약속하신 남편감은 찾고 계신거죠?

꿈에 나오셔서 힌트라도 주시던지

언질을 좀 주세요!! 이손녀 기다리다 지쳐요~~


외할아버지의 손녀일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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