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학년 아이들과 함께했던 추억 소환
1학기 학부모 전화 상담을 마쳤다.
상담을 신청하지 않으신 분들도 있었지만, 다른 일들로 연락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님들과 대부분 필요한 얘기들은 나눴다.
학부모님들의 질문과 걱정은 거의 비슷하다. 우리 아이가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공부는 잘 따라가고 있는지, 혹시 부족한 점은 없는지 궁금해 하신다. 나 역시도 같은 마음으로 우리집 아이들 상담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담임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긴장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다.
잘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놓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잘 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고쳤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할 때 담임 교사의 마음 역시 돌덩이 하나를 얹어놓은 것처럼 무겁다. 그래서 더더욱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혹여나 아이를 너무 섣부르게 판단하는 건 아닌지, 내가 편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좀 더 지도하고 난 후에 얘기해도 되는건 아닌지 고민하게 된다.
전화 상담을 하다보니 대부분 학부모님들이 교실의 상황과 아이의 성향들에 대해 잘 알고 계셨다. 특히 우리 반 친구들 관계의 복잡성(?)을 적나라하게 얘기하는 여학생들의 입담으로 거의 실시간 상황을 알고 계시는 분들도 더러 있었다. 함께 웃으며 얘기했지만 교실에서 이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쉽지 않다. 아이들은 늘 교사가 중재해 주기를 원하고 그것이 부당하다고 느끼면 서운함을 표현한다. 나도 사람인지라 늘 완벽하게 공정할 순 없는데 아이들이 그것까지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때 아이들 스스로 만족하고 인정하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냐고 하지만, 사실 아이들은 의외로 인정도 잘하고 상대방과 계속 관계를 맺어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판단한다. 그래서 사과도 잘하고, 사과도 잘 받아준다. 이런 과정들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존재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도달하기위해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교실이라는 공간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교실은 작은 사회라고 하는 말을 실감한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더욱 학교의 중요성을 느낀다.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마음껏 부대끼며 충분히 누려야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이 아이들이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반이 인원수가 적다보니 그마나 좀 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상담을 마치며 일 년동안 아이들을 더 잘 지도해야겠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 조금은 더 나은 모습으로, 조금은 더 바른 성품으로 자라도록 물이 되고, 햇빛이 되어주어야겠다 다짐해본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오~래도록, 자세히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