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이 세줄 정도밖에 안 되는 알림이 왜 이렇게 마음이 걸리는지. 그래, 정식연재는 아니어도 꾸준히 일기처럼 이라도 써야지. 마음을 다잡고 오랜만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실은 지난 금요일, 여름방학식을 했다. 주말은 그냥 주말로 치고 보면, 오늘부터 진정한 방학인 셈이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흐르다니.. 뭐랄까, 많은 걸 못한 것 같아서 왠지 아쉽다. 그래도 아직 2025년은 남았으니까 남은 동안이라도 열심히 살자…라는 말은 못 할 것 같고. 그냥 상반기 때 하지 않은 공부 몇 분이라도 더 하자! 이런 목표쯤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도 안 하면… 진심으로 안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해.)
왜냐, 1학기 때는 자유학기제였기에, 천하태평하게 이곳저곳 놀러 다녔지만, 2학기 때는 말이 다르다.
2학기 때는 본격적인 중간고사, 그리고 기말고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더 이상 수행평가는 호락호락하지 않고 무시무시한 점수화가 시작된다는 사실..
1학기 때 수행평가는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 1학년 1학기가 자유학기제였던 것도 그렇고 모두 쫑알쫑알 에 비슷비슷하게 써지기 때문인 듯하다.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쫑알쫑알은 선생님들이 쓰는 용어로, 즉
생활기록부 (생기부)에 작성하는 말들을 의미한다.
이 쫑알쫑알이 참 인심 좋은 게, 전체 내용을 축소하면 “참 잘했다”라는 딱히 말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적당히만 하면 후하게 써준다는 뜻.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행평가 쫑알쫑알 무려 두 과목, 수학과 과학에서 ’ 노력 요함‘, ‘개선이 필요함’이라는 말들을 보았다.
이 짧고도 딱딱한 문장에 정곡이 찔리고야 말았다. 난 이과는 아닌가 보다, 하고 넘기기 뭐 한 게, 솔직히 과학 공부는 노력을 손톱만큼도 안 했기 때문이다. 수행평가가 다 실험이었다. 지필평가가 없었기에 하나도 외우질 않았다. 그럼 수업시간에라도 잘 듣지. 입자? 열 평형과 팽창? 이게 뭔 소린지, 먹는 건가? 딴생각이나 실컷 해버렸다.
이제라도 다시 좀 하라는 엄마의 말씀과 나도 이건 너무 안 했다 싶어, 뒤늦게 집에서 문제집으로 따라가는 중이다. 하지만 수학은 그럭저럭 열심히 했는데.. 엄청 억울할 정도로 열심이었나? 그건 아니다. 그래도 문제도 많이 풀고 수업도 집중했다. 1,2단원평가의 처참한 점수(딱 시험 망했다 정도의 점수)를 보고 꽤 충격에 빠져 난생처음 수학학원을 갔다. 그 수학학원에서 문제를 아주 많이 (집에서 공부하던 것에 비해) 풀며 3단원평가를 준비했다. 결과는 고작 6점밖에 오르지 않았고, 느낌이 좋다고 자신만만해하던 난 크게 당황했다.
글도 꾸준히 안 쓰면 다른 거라도 꾸준히 할 것이지.. 쩝.. 내 노력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다시금 곱씹게 된다.
너무 공부 이야기만 했나, 아니 학생에겐 그래도 중요하지. 학생분들은 나보다 열심히 잘하실 거라 믿고 같이 파이팅 하길.
그러므로 1학기의 수학 과학 엉망을 만회할 2학기를 위해, 난 갓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안다, 작심삼일일 것을. 하지만 해보는 것만도 반이니까!(누가 그래)
일단 오늘 아침에 평소 같았으면 9시 훌쩍 넘어 흐느적거리며 일어날 것을 1시간이나 일찍 일어나고 유튜브에 20분 유산소 운동을 찾아 열심히 따라 했다. 또 여름방학 동안 도서관에서 야심 차게 빌려온 두툼한 책 열 권을 읽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틈틈이 독서타임을 가졌다.
그 후에 느긋히 버스를 타고 용산 아이파크몰에 구경을 갔다. 혼자 가는 것은 처음인지라.. 이 길도 낯설고 저 길은 또 뭐고… 의도치 않은 걷기 운동을 많이도 한 시간이었다.
하늘이 참 파랗다, 갓생은 집어치우고 그냥 침대 위에 늘어지고 싶은 날이다. (안돼!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