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끌시끌하게 오가는 말들에 지칠 때면
거대한 해파리가 나를 뒤덮는 상상을 해
투명한 듯 흐릿한 그 속에 가라앉으면
유유히 떠다니는 고요한 숨을 느껴
세상에서 동떨어진
흐물흐물한 평온의 시간
휘감기는 물렁한 팔들은
어쩐지 날 더 단단하게 만들어
학교에서 늘 들리는 욕설, 누군가의 뒷담, 머릿속을 맴도는 시꺼먼 생각들 때문에 피곤한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일부러 멍해지기를 택하며, 상상 속 거대한 해파리 속으로 들어가곤 했다.
나만의 그 공간에 들어서면 삐걱삐걱 돌아가던 시간이 축 늘어진다. 안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것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그럴 때면 마음이 따뜻이 채워지고 충천된다.
그 따뜻한 충전의 시간은 내가 다시 걸어갈 수 있게 위로를 건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