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난 해파리로 살고 싶어
유유히 조금씩 떠다니며
이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서서히 서서히 가라앉고 싶어
도망치는 게 아니야
숨으려는 게 아니야
그저, 그저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가짜 갑옷이 들통날 때면
수 천의 조각들로 부서질 테지
깨질 대로 깨져 아픈 유리병에 들어갈 바엔
아아 나는 고요 속을 자유로이 누빌래
저 푸른 파도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헤엄치는 미래를 그려나가기엔 너무 지쳐서
이젠 더 이상 아파하고 싶지 않아서
서서히 서서히 저 바다 끝으로
꿈을 잃은 게 아니야
연약한 존재 아니야
그저, 그저 나를 가두고 싶지 않아서
매일매일 활기찬 태양을 바라보며
가끔은 고요한 달에 파묻히고 싶더라
뜨거운 햇살은 미소 지었지만
왠지 자꾸 따끔거렸어
지금 나는 차가운 달빛에 곤히 잠들어
나는, 나는 떠내려가고 싶어
다시 태양에게 인사 건넬 날 기약하며
아래는 내 가사에 대한 해석이다.
화자는 늘 모험 만화 속 주인공 같이 활기찬 태양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태양은 따뜻하면서도 머리 위에서 계속 이글거리면 따갑다. 그런 삶을 살아온 만큼 그동안 세상과 타인에게서 받은 시기, 질투, 증오 같은 감정들과 깎아내리는 말들이 맘속에 켜켜이 쌓여왔다. 어느 날 너무 지친다 느껴서 '이젠 좀 쉬고 싶다' 생각하며 해파리처럼 가라앉는다. 그런데 사람들을 화자한테 야유를 퍼붓는다. 일어나라고 비겁하게 도망가냐고, 자꾸만 붙잡는다. 이 가사는 그런 이들을 향한 화자의 대답이다. 도망가는 것도, 꿈을 잃은 것도 아니라고. 다시 태양을 볼 날을, 다시 힘차게 나아갈 날을 기약하며 휴식하는 거라고. 마음을 단단하게 굳히는 시간인 것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