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편과 사랑을 나누었다.
요즘 내가 아프기도 했고, 컨디션이 별로인걸 아는 남편이 그동안 말없이 기다려준걸 알기에, 그이의 작은 제스처로도 지금, 강렬히 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남편과의 성생활이 크게 재미있지 않다. 피곤할 때는 더욱 피하고싶고.
하지만 그이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것.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음을 관계를 통해 피부로 느끼는 남편이다.
나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충분한데, 남편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가.
그동안 하고싶은 걸 참고 기다려준게 고맙기도 하고, 나도 내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흔쾌히 응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끝나는 육체적 행위. 만약 긴 시간이 걸린다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오히려 짧은 시간 지속되니 좋은 점도 있네 싶다.
잠깐의 시간투자로 그이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서로의 사랑을 서로 주고받는 표현이 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것은 따뜻한 말, 배려하는 행동 등 여러가지 것들이 있는데, 대부분 만족시켜주는 남편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반면, 이 남자는 육체적 사랑이 제일 중요하다 말하니, 얼마나 만족시키기 쉬운 사람인가.
심지어 이러려고 결혼했다고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는 이 남자. 원하는 걸 솔직하게 말해주니 좋다. 내 남편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