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켜고 뉴스 기사들을 훑었다. 눈이 가는대로, 손이 눌러지는 대로 아무기사나 읽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나의 무의식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강헸기에 눈뜨자마자 모닝페이지를 쓰겠노라 결심했었지. 그 의도 자체는 좋지만 어느순간 강박으로 변해가는 생각.
오늘처럼 아무 기사나 눌러 읽고 있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도 들고, 죄책감 비슷한 느낌도 드니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또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도 특별한 나쁜 감정이 들지 않았다. 아마도 어제 자유시간을 충분히 쓰고나서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냈기 때문일까. 마음이 편안한 상태라 어떤 것을 해도 특별히 불편하지 않은 상태였을까.
다시 생각해본다. 아침에 일어나 나를 만나는 시간. 그것은 분명 좋은 것이나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싶은 것이 의무가 되어버리는 순간 나를 짓누른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유독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그렇다. 아마도 천성이겠지. 내가 어디로 가고있는지,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가는 것인지 늘 궁금하다. 그런 욕구가 큰 사람일 테다.
하루하루,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한다면 그런 것들에 크게 집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생각해보면 무언가 마음이 허전하고, 만족스럽지 않을 때 나를 더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나답게 살고 있는 건지, 원하는 삶을 살고있는건 지 말이다.
나란 사람. 자아탐구 욕구가 크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에 너무 몰두하다보면 이 역시 강박적인 생각이 되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겠다. 인생을 작은 단위로 쪼개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내는 것에 좀더 집중하며 살자. 그런 마음가짐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다운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