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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9

부정적인 감정의 힘

by 매글이

누군가의 sns를 보다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자기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 특히 자신과 결이 맞는 인품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시너지를 내며 지내고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글 하나만 읽는다는게 하나가 두개되고, 세개되고, 그동안 한참 읽지못한 글들을 모두 읽다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눈이 아파 화면을 끄니 밀려오는 무기력함. 스스로 관계는 어렵다 생각해서 그런 걸까. 인간관계를 무난히 원활하게 유지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 반, 내가 못나 보이는 마음이 반이다.


마침, 어제 직장에서 동료의 카톡 읽씹 하나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차에 관계가 너무나도 원활한 이를 바라보니 나의 부족함이 더더욱 눈에 들어왔다.


어제부터 하루종일 머릿속이 복잡했고, 대체 무엇때문에 그러는지도 모르는채로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신간 책을 한 권 읽었다. 런던베이글의 총괄 디렉터 료의 필로소피 책이었다.


자신은 의도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다. 계획하는 것을 못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지 않는다 해석하는 그녀의 관점이 마음에 든다.


나에게도 그런 관점을 대입해 보는거다. 어려운 인간관계. 나는 그 안에서 부대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주 감정과 타인의 반응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찮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면 되는 거다.


고독한 시간에서 가장 편안하고 자유로워지는 나. 그 안에서 나다운 모습이 많이 나온다. 새로운 것에 열려있는 마음, 대상의 장점을 발견하여 따뜻하게 표현하는 내 모습, 내 마음속 사랑을 가장 잘 나눌 수 있는 순간. 단연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색하는 시간이다.


평상시엔 나답게 잘 살아간다 느끼면서도, 특정 자극이 마음에 들어오면 나는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프다.

나의 부족함을 느끼는 순간이 그렇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싶어하는 나의 끝없는 욕심을 스스로 마주하는 순간이다.


누구나 단점이 있고 장점이 있듯, 나또한 그렇다 생각하면 그만일 것을 나는 유독 부족해 보이기 싫어하는 욕심쟁이인 것 같다. 감정이 평온할 때엔 내모습에 만족하지만, 자극을 받아 감정이 동요할 때엔 나의 못난 면에 압도되어 무기력해지곤 하는 내모습을 본다.


그래서 책읽는 시간이 좋다. 읽으며 문득 번뜩이는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가 있는데, 나는 그런 순간들을 사랑한다.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내가 책을 읽다 그런 순간이면 그 곳을 스스로 빠져 나오는 느낌이 든다. 어느 누가 말로 조언을 해주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순간이다.


부족한 면에 초점을 두는 생각은 종종 나를 늪으로 끌고간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그 힘이 세니, 그런 특성이 있다는 걸 인지하자. 힘들지만 늪에서 빠져나오는 연습을 하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이 일시적으로 들 수 있고,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그 감정에 오래 머물러 그 것이 나를 찌르는 화살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나답게 고유한 모습으로 살아야지 마음먹었음에도, 어느순간 타인의 잣대에 나를 끼워맞추고 싶어하는 모습을 볼 때면 당황스럽다. 아니,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전에 이미 위축되어 버린 나를 보며 기분이 나빠진다. 내가 나를 찌르며 못살게구는 일은 그만. 오늘처럼 이렇게 의식적으로 빠져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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