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모습에 가까워지기를
근무시간을 줄이는 선택을 한 지 일주일 째다.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근무 형태가 아니라는 생각에 선택하기까지 망설이기도, 고민도 많이 했지만 잘 한 것 같다.
보편적인 것, 일반적인 것이 정답이라 은연중에 생각하며 살고있었던 게 아닐까. 모든 결정에는 나 자신에게 좋은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늘 남의 눈과 이목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온 것 같다.
현재 하고있는 일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란 사람은 자유롭고 편안한 시간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임을 깨닫고 있다. 일보다는 취미활동이 더 좋은 나다. 부담없고 제약없는 시공간에서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나의 선택으로 월급은 반토막 났지만 그럼에도 난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이 맘에 든다.
일하기 싫어졌을 즈음, 고민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생각이 들었을 때도 고민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행복할텐데.. 하며 말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요즘은 든다. 직장에서 적당한 시간을 일에 몰두한다. 소득활동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의 토대가 되어주니 이 또한 삶에서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직장에서만 소진하고 싶지는 않다. 절대적인 근무시간 자체를 줄여버리니 시간적 여유는 물론, 마음의 여유도 함께 생기는 느낌이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시간은 부담감없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 자유로이 표현하며 글을 쓰는 시간이다.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 퇴근길이 즐겁다. 가능한 이런 생활을 최대한 유지해볼 생각이다.
취미가 일이 되버리는 순간,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은 경험해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취미는 취미의 영역으로 놔두고 싶다. 성취욕구가 강한 이에게는 말도 오히려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이 더 행복할 수 있지만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니, 인생의 정답 또한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편안하고 자유로운 게 좋다. 약간의 스트레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 약간의 부담감에도 압도되어 몸이 긴장하고 경직되는 나는 그런 순간들이 많아지는 것을 경계한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란 걸 이제는 받아들이고 싶다. 나는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기 싫어 부단히 애써보았지만 그럴수록 몸만 고장나더라.
스트레스를 안받으며 살 수야 없겠지만 과도하게 받는 상황과 환경을 가급적 만들지 않으려 한다.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일들을 하나씩 선택해나가고 있는 요즘, 재미있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것들이 정답이라는 환상에서 조금만 뒤로 물러나 바라볼 수 있다면 나에게 좀더 잘 맞는 환경과 상황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나더라.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쳐 나가는 과정이 인생인 것 같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조금씩 진짜 나에 수렴해 나가는 거겠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정들을 늘려가고 싶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나.
어떤 상황에서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나.
매일 조금씩 나다운 모습에 가까워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