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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글감 없는 무의식 글쓰기

by 매글이


이곳에 글을 쓸 때, 보통은 주제나 글감이 대충 생각이 떠오른 상태에서 시작한다.

지난번 글을 쓰고 나서 일주일이 지난 걸 확인하니, 갑자기 무언가 적고 싶어 진다. ㅎㅎ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적어도 완성할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말을 할 때는 종종 느낀다. 특정 주제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말을 하다 보면 술술 나오는 경험. 누구나 있을 테지. 글도 그렇기를 바라며 끄적여본다.


문득, 말과 글의 이런 속성이 참 좋게 느껴진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나의 성향과도 잘 맞는 것 같.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몰랐던 나의 생각,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기분이 나쁠 때 무언가 적다 보면 무엇에 화가 났는지, 내 안에 걸림돌이 무엇이었는지 찾을 수 있게 된다.


좋을 때는 좋은 기분이 더 업 되기도 하고, 안 좋을 때는 진정되기도 하니, 매력적인 글쓰기다.


마구잡이로 엉켜있던 실타래들이 글을 쓰다 보면 풀리는 느낌이다. 머리로만 생각하면 한 가지 생각에 꽂혀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많은데, 글로 적다 보면 어느 정도 정리를 할 수 있어 좋다.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큰 그림이 없어도 어떻게든 마무리가 지어지는 이 느낌이 좋다. 글 한 편을 완성하고 나면 성취감과 뿌듯함은 덤으로 얻는 행복이고 말이다.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구나 싶어 기쁘다. 물론, 논리적인 연결이나 주제에 맞는 글의 퀄리티는 논외로 한다.^^


무의식의 흐름대로 그저 따라가는 글쓰기는 매력적이다. 어쩌면 의식하고 쓰는 글보다 나라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더 잘 표현해 주는 글이 아닐까. 빙산 아래쪽의 드러나지 않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


나름 완벽주의 성향이라, 과연 이렇게 쓴 글도 공개발행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써봤는데.. 음.. 이렇게 종종 쓰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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