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불안과 걱정에 대처하는 법

by 매글이

출근하지 않는 평일은 마음이 꽤나 여유롭다. 같은 길인데도 더 평화롭게 보이고, 같은 하늘도 더 예뻐보인다.

내 마음이 거울처럼 모든 것을 비추고 있는 게 아닐까. 불안하면 다른 현상들도 그렇게 보이고, 편안하면 다른 것도 그렇게 느껴진다.


내 마음에 불안감과 초조함, 걱정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걸으며 궁금해졌다. 지금, 주위에 많은 것들을 바라보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이 느낌을 방해하는, 보지 못하도록 내 눈과 마음을 가리는 요소들이 무엇일까.


불안감과 오지않은 시간에 대한 지나친 걱정들.


일을 하면서도 뭔가 부족한 게 있을 거라는 가정하에 자꾸 완벽한 상태를 추구하게 된다. 완벽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인지 헷갈린다.


완벽한 상태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최선을 다한 그 상태에 만족할 줄 알면 참 좋을텐데, 그게 어렵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도 늘 부족한 점이 눈에 들어오고, 실수가 생길까봐 조마조마한다.


순간순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며 일을 해야겠다. 완벽이란 틀은 내 마음속에만 있는 기준이고, 아무리 열심히 한들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기준이란 걸 머리로는 안다.


산책길, 걷다보니 평화로운 마음도 잠시, 불안감과 걱정이 또 밀려오기 시작했다. 일 생각,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 지에 대한 생각, 지나간 일들을 곱씹는 생각들로 다시 머릿속이 꽉 차는 걸 느꼈다.


불안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습관이 아닐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날까봐 미리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것은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다.


생각을 잠시 멈추고,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나를 바라보았더니, 머릿속에는 온통 나 아닌 것들로 가득차있었고,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좀더 많이 하고 싶어졌다.


한발짝 멀리 떨어져 내가 나를 바라보니 그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만든 정형화된 불안의 틀 안에서 허우적대고 있음을 알아차리니, 바로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알아차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느꼈던 순간이다. 그래. 자주 알아차리자. 내 머릿속에 무엇이 가득차 있는지를.

그리고 빠져나와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자.

매 순간순간이 전부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면 된 거다. 이미 지나간 일, 아직 오지 않을 일은 내가 손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 놓아 버리는 연습을 하자.


일이라는 것도 늘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 가정하자. 변수는 언제든 생길 수 있고, 사람이 하는 것이니 실수 역시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일반적인 상태라 가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


오늘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날. 문제가 없기를 바라지 말고, 어떻게든 해결했으면 잘한 거다. 그 걸로 충분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조용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