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는 인생이란

내리는 정거장마다 삶의 풍경은 달라질 것이다.

by 박하

인생은 혼자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죽을 때는 당연히 혼자겠지. 함께인 사람이 무조건적으로 나와 함께 인생의 끝을 맞이할 거란 법은 없으니까. 그렇지만 살아가는 한에서 인생은 혼자일 수가 없라 생각한다.

혼자 살아가기 싫다는 게 더 맞는 말일까? 혼자인 나를 상상할 수 없다. 혼자인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혼자인 시간이 외롭지 않은 이유는 마음속에 누군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혼자지만 다음에는 누군가와 만나 저녁에 밥 한 끼 해야지라는 생각을 언제나 할 수 있기에. 원하는 사람과 만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삶이기에 당장 혼자인 하루도, 며칠도 견딜 수 있다는 거다. 나는 혼자 살아가는 거야,라는 비관적인 생각은 사실 내가 외로워서가 아닐까, 인간은 물론 체감상으로는 내 몸 하나를 내가 스스로 책임지기에 혼자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몸과 생각을 이루는 그동안의 삶은 과연 나 혼자 이룩한 것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남에게서 오는 부정적인 점도 있지만 긍정적인 이점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고독과 외로움에 빠져 비관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순간을 되도록 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애니나 웹툰, 만화를 다방면으로 이것저것 보는 편인데, 즐겨 보지 않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으니까.. 만화에서는 햇살캐(햇살 같은 캐릭터)가 있는데, 먼치킨물과 같이 자의든 아니든 타인을 구원해 주고, 긍정적이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 잘 웃고 본인의 마음에 언제나 최선인 사람. 햇살캐는 보통 그런 식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만화 속 다른 등장인물들은 그런 햇살캐를 따르고 좋은 관계를 맺고 햇살캐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와 같은 뻔한 내용이 대개지만 그럼에도 햇살캐는 언제나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편에 속한다.

하긴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음습하고 자존감이 낮고 남을 해하는 사람보단 당연히 긍정적이고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더 남들 보기 좋을 수밖에. 남들 보기 좋은 삶을 살라는 얘기보단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대개 남들은 더 좋아한다는 말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 자존감이 너무 높아 간혹 재수 없는 사람도 있지만 그 자존감은 자신의 어떠한 자신감과 무모함에서 나오고 그것들로 본인을 사랑할 수 있는 거다. 누구든 자신을 싫어하는 순간이 올 수 있지만 햇살캐와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 안되든 간에 한번 해보자는 그 무모함과 해냈을 때 샘솟는 자신감,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힘의 원천이고 남에게 관대하게 베풀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간혹, 나는 어두운 캐릭터가 좋아.라고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나는 사실 그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 캐릭터의 어두운 모습에서 나오는 매력 때문인지, 간혹 어두움에서 빠져나와 빛을 발하는 순간 때문에 확실한 포인트가 있기 때문인지. 사람이 언제나 너무 밝기만 하기보단 간혹 어두운 모습을 보여야 더욱 인간미가 느껴져 친근함이 느껴지듯이, 사랑과 사람을 믿지 않고 어둡기만 한 캐릭터가 타인과 교류하며 인간다운 모습을 나타낼 때는 뭔가 인간이긴 하지만 인간에게 곁을 내주지 않던 고양이가 처음 먼저 다가와 코인사를 해줬을 때의 감동과 같은 것 같기도. 이것을 보면 어두운 캐릭터의 매력도 혼자 있을 때 보단 그 어둠을 뚫고 누군가에게 곁을 처음 내어줬을 때 더욱 매력이 극대화된다. 너무 오타쿠 같이 만화 캐릭터 특징들에 빗대어 줄줄이 얘기했는데, 사실 실제 생활에서도 혼자 있을 때 보다 누군가의 곁에서 매력 발산이 더욱 잘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혼자인 삶을 원한다면 존중한다. 하지만 함께인 삶도 권유해보고 싶다. 둘이든 셋이든 상관없다. 평생을 혼자로 살다가 어쩌다 둘이 될 때도, 다시 혼자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죽기 전에 함께인 삶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까. 잠깐이라도 좋다. 나는 누군가에게 곁을 내주는 순간을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으로 생각할 것이다. 너무 빠르게 달려 나를 보지 못한 차는 타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고, 정차해 줄 차는 타서 차가 만들어주는 창 밖 풍경을 맘껏 바라볼 것이다. 물론 내릴 일이 생기면 다시 새로운 정거장에 내리면 된다.

내리는 정거장마다 삶의 풍경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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