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지나갈 가을이에요.

다가오는 계절보다 끝나가는 계절에서 못내 아쉬움을 느껴요.

by 박하

가을이네요.

노랗고 빨간 길거리, 높아진 하늘, 살짝은 무거워진 옷차림의 사람들

날이 선선해져서인지 떨어진 낙엽 밟는 소리가 좋아서인지 아무 약속 없이 집 밖을 나가 걷는 시간이

늘었어요.

예전에는 단풍이 매달린 나무들만 보고 걸었는데

요즘은 자꾸 떨어진 낙엽들을 보며 걸어요.

단풍을 보러 산에 가는 사람들은 곧 떨어질 낙엽들의 최후를 보러 가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도 하고요.

봄에는 떨어진 벚꽃잎을, 여름에는 물 위를 떠다니는 나뭇잎을, 가을에는 떨어진 낙엽을,

겨울에는 아마 아무도 밟지 않은 눈 길을 걸으며 제 발자국을 뒤돌아 보게 되겠죠.


다가오는 계절보다 끝나가는 계절에서 못내 아쉬움을 느껴요.

설렘보단 그리움이 제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요


결국 사라질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기에 가만히 있기 아쉬워 자꾸만 꿈틀대는 걸 지도 모르겠네요.

함께 걷고, 함께 웃고, 함께 추억할 시간들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곧 지나갈 가을이에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직업에 만족 못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