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필자가 오랜만에 몇몇 친구들을 만나 서울에 있는 한 다방에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마카 커피요”라고 했더니 여종업원이 “우리 다방에 ‘마카 커피’는 없어요”라고 해서 한바탕 웃었던 일이 있었다.
지금도 동해, 삼척, 강릉 등 영동지방의 여러 카페와 상점 등에서는 간혹 메뉴에 ’마카‘라는 글이 등장하는 데 이 단어에 별도의 설명을 표기하지 않으면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개락‘도 마찬가지다. 외지인들은 ’개락‘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게 한자어인지 사투리인지 어리둥절 해하면서 그 뜻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영동지역에 거주하는 외지인과 여행하는 관광객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2023년에 동해문화원에서 발간한 『동해지역 방언집』에 있는 내용을 인용하여 ‘마카’와 ‘개락’에 대한 뜻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른들 말에 의하면요.
옛날 1936년 병자년 개락이 심했다잖소(잖아요).
또 1958년 사라호 태풍 때도 심했다 하고요.
20년 전 2002년, 2003년에는요.
루사 태풍과 매미 태풍이 동해안을 휩쓸었잖소.
병자년 개락이 무섭기는 무서웠나 봐요.
개락이 나서 북평 뜰이 다 떠내려갔대요.
배골(이도1리)도, 섬안(이도2리)도요.
개락으로 마카(모두) 돌밭이 되었다잖소.
제방도 그때 다시 쌓았다잖소.
우리들도 루사, 매미 태풍 때 경험해 봤지만요.
큰물, 홍수, 개락은 참 무섭잖소.”
* 개락: 홍수, 큰물이 지는 것을 뜻하는 방언이다. 강릉 쪽에선 ‘포락’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개락이 났다’, ‘개락이다’라고 하면 ‘많다’, ‘흔하다’라는 뜻도 있다. “묵호항에 오징어가 지금 개락이래요, 개락”(많다)
* 마카: ‘모두’의 방언(강원, 경북), “마카(모두) 추암 바다 귀경(구경) 한번 오시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