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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혜정 Dec 26. 2023

출간 계약 시 출판사 선택의 팁

어떤 출판사와 계약하지?

일단 원고 투고를 한 후라면 다음 단계는 출판사와의 계약을 결정하는 일이다. 같은 원고도 어떤 출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180도 다른 옷을 입게 된다. 원고와 출판사의 궁합이라고 해야 할까. 영혼을 갈아 넣은 자식과 같은 초고를 알아봐 주는 출판사가 있다면 묻고 따지지 않고 덜컥 계약하고 싶은 마음부터 든다. 오매불망 출판사의 연락을 기다리던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당장의 감상을 한 꺼풀 벗내고 한걸음 떨어져서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출간 계약을 앞두고 어떤 출판사와 계약을 해야 할지,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할지에 대해 몇 가지 개인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을 정리해 본다.


첫째, 출판사가 작가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는 경우는 한다. 일단 원고를 넘긴 다음은 전적으로 출판사의 영역이라고 여기는 곳과 계약하는 것이 저자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선택이다. 책을 잘 만들고 잘 판매하는 것은 출판사 본연의 업무이다. 작가는 마케팅 분야 전문성이 떨어지기에 자출판을 하지 않고 출판사와 계약하는 것이다. 그런데 출판사 측에서 홍보에 도움을 주십사 대놓고 어필하거나 어느 정도까지 책 판매가 가능한지 수치적인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다. 책 출간 시 작가는 기본적으로 지인 홍보를 하게 된다. SNS 등의 자기 채널이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는 그냥 손 놓고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출간 전부터 압박을 경우, 출간 후 판매 실적에 따라 저자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떠넘길 가능성 제할 수 없다.  당장의 출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추후에 오랫동안 눈치 및 시달림을 견뎌야 할 수도 있다면 이를 감내할 것인지 사전 차단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둘째, 자비출판을 하기로 마음먹지 않았다면, 출판사가 작가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경우를 분별한다. 예비 작가라면 책출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비를 들여서라도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첫 원고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 거절로 범벅이 되었을 때 묻혀버릴 위기의 글이 세상의 빛을 볼 수만 있다면 '주머니를 여는 것쯤이야'하는 생각 닿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기다리다 보니 결국 길이 열렸다. 지갑을 여는 것을 감수한 경우라면 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 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판사의 계약 조건은 다양하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작가와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재고 부담이라는 판매 부진의 리스크를 줄이는 최선의 전략이다. 종이책을 읽는 인구수가 줄어들고 있는 척박한 출간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자구책다. 예를 들어, 출간되기 전 일정기간 예약판매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책을 노출하고, 이 기간 동안 200~500부에 해당하는 부수를 작가가 판매해야 하는 조건을 살펴보자. 원고비나 계약금 없이 판매분에 한 인세를 정산한다고 하지만 제시한 부수를 완판 하지 않으면 출간 후 남은 부수의 매입 고스란히 작가 몫으로 남는. 


예약판매 기간을 작가와 책을 브랜딩 하며 장에 안착시키는 인큐베이팅 기간이라고 포장하지만, 지인 찬스로 몇 백 권의 책을 파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호기롭게 가능성을 무한 낙관하여 덜컥 계약을  , 불티나게 팔리면 상관없으나 반대의 경우 비용 폭탄을 맞게 된다. 요즘 종이값이 올라 책 가격 역시 인상되고 있는 추세이다. 책 한 권 값 18,000원 산정해 보면 200권 경우 360만 원(18,000원 ×200권), 500권의 경우 900만 원(18,000x500권)의 금액이 나온다. 작가 구매분 30% DC를 받는다고 해도 250만 원~ 630만 원의 적지 않은 비용을 떠안아야 다. 마음의 준비는 고사하고 자비출판 비용과 맞먹거나 이를 상회하는 금액을 놓고 볼 때, 그저 두루뭉술하게 출판사의 계약 제안 자체에 흥분하지 말고 계산기를 잘 두드려  필요가 있는 지점이다. 


셋째, 계약을 결정하는 기준 반드시 출판사의 규모로 정할 필요는 없다. 대형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편집, 디자인, 마케팅 등의 인프라는 거대한 힘이 있으며 작가의 어깨에 뽕을 넣어주는 프로필을 선사해 줄 수 있다. , 현실은 모든 작가들이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나라는 점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출판사가 아니고서야 자칫 출간되는 책의 종 수에 따라 출판사의 입지를 판단하고 계약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양을 더하면 질이 되기도 하지만 질을 나누 양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모든 책이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옥석을 가릴 수 없지만 출판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판매실적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 


출판사 목록 수집 팁에서 소개했던 [Yes24]의 출판사별 도서의 판매지수에서 힌트를 얻으면 된다. 각 출판사별로 출간된 도서 목록을 쭉 뽑아 각각의 판매지수를 살펴보면, 출간 도서의 종은 많지만 판매실적이 저조한 경우와 출간 도서의 종은 적어도 판매실적이 높은 경우가 있다. 단순하게 종수를 늘려가느냐, 아니면  권에도 정성을 기울이냐의 경향을 어림잡아 볼 수 있다. 출간책의 종수로 몸집은 거대해 보이지만 실속 없는 출판사도 존재한다. 수많은 책들에 묻혀 나의 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분산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가 좀 작더라도 저자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 책에 대한 정성을 쏟아주는 출판사가 오히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출판사와 저자의 찰떡궁합은 경험과 신뢰가 쌓여야 판단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제시한 세 가지 고려 사항모든 출판사에 해당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일 수 있다. 바라건데 저자의 상황에 맞추어 선별적으로 참고하여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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