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하루 명상 테라피 요가 시간이 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좋아 일찍부터 서둘러 요가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오늘 명상테라피 요가 시간이 시작되며
선생님께서 손 위에 올려주신 오일은 자몽향이었다. 향이 약하다고 넉넉히 주셔서 향이 더 진하게 오래갔다. "손에 올린 오일을 손바닥으로 비빈 후에 마스크를 살짝 내려서 향을 깊게 마시세요. 그리고 숨을 길게 내쉬며 합장. 다시 깊게 마시고 내쉬기를 여러번 해보세요"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숨 쉬는 것만을 통해서도 나의 몸이 이완된다고 하셨다.
매주 이 시간 선생님이 주시는 오일을 기다린다. 어떨 땐 시트러스 계열의 오일이, 어떨 때는 라벤더 향의 오일이, 어떨 때는 나무, 숲 향의 오일을 손 위에 덜어주신다. 오늘은 어떤 오일의 향을 맡을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명상 테라피 요가를 참여하는 기분은 참 특별하다.
오일의 향을 깊게 마시고, 내쉬는 과정을 통해 내 몸에 잔뜩 들어가 있었던 긴장이 조금 풀어지는 느낌이다. 릴랙스 하는 시간. 게다가 잠시나마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생각들이 멈춰지는 기분이 든다.
명상테라피 시간은 늘 참여하고 만족하며 요가원을 나선다. 역시 명상이 좋아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오일을 구매해 봐야겠다 싶었다. 이제 앞으로 집에서 명상 좀 해볼까?
그러던 중 제주 이니스프리 하우스 매장에 갔다가 가볍게 사용할만한 작은 용량의 오일을 발견했다. 손가락 두께만 한 작은 오일인데, 롤온 형태로 목이나 팔 등에 바르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그리고 비자 아로마 오일, 탠저린 아로마 오일, 진저 아로마 오일 세 가지의 종류가 구비되어 있었다.
하나씩 향을 맡아볼 수 있었다. 비자향과 진저향 중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진저 아로마 롤온을 구입했다. 진저 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진저 향보다는 허브 향에 가깝다. 패키지의 설명을 보면 따뜻하고 편안한 진저와 자연의 허브향이 깊게 휴식을 도와주는 아로마 오일이라고 적혀있다.
향수는 늘 조금 과하거나 진하다는 느낌인데, 오일을 바르면 은은하니 가벼우며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는 이 오일을 바르면서 나도 혼자 명상 테라피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혼자 명상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일을 목과 손에 바르고 비벼서 깊게 들이마시고 숨을 쉬고 내쉬고를 반복한다. 그 과정을 통해 몸이 릴랙스 된다. 그 후에 명상을 시작한다. 그런데 아무리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해보려고 해도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집중하자! 집중해... 명상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은 생각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 아니야! 고개를 흔들어봐도 생각이 좀처럼 떠나가지 않는다.
아... 나는 과연 명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진심으로 생각 끄기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던 중 요즘 읽었던 책에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붓다가 말하길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자라고 하셨다. 자는 것은 무익한 것이 아니지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했다. 이 글을 보고 이제 그만 생각을 멈추고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명상보다 자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오죽하면 이번에 구입한 오일은 딥슬립을 위한 것이라고도 하니 잠이라도 잘 오겠지 라는 작은 위안도 얻었다.
그래서 현재는 오일을 바르고 명상요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잠에 자기 전에 손과 목에 바르고 잠이 든다. 자면서라도 내 몸이 조금 이완되길 바란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쉬고 편안하게 잠들기를 바란다. 자는 순간만큼은 생각을 멈추고 싶은 나의 간절한 소망이다.
이렇게 생각을 멈추다보면 언젠간 나도 혼자 명상을 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늘 긴장, 불안, 걱정, 부정으로 감싸여있는 내 몸이 안쓰럽다. 이 한 방울의 오일과 짧은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이 편안, 여유, 긍정, 안정을 되찾게 된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