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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Nov 05. 2022

명상 대신 잠을 선택해

 



일주일의 하루 명상 테라피 요가 시간이 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좋아 일찍부터 서둘러 요가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오늘 명상테라피 요가 시간이 시작되며

선생님께서 손 위에 올려주신 오일은 자몽향이었다. 향이 약하다고 넉넉히 주셔서 향이 더 진하게 오래갔다. "손에 올린 오일을 손바닥으로 비빈 후에 마스크를 살짝 내려서 향을 깊게 마시세요. 그리고 숨을 길게 내쉬며 합장. 다시 깊게 마시고 내쉬기를 여러번 해보세요"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숨 쉬는 것만을 통해서도 나의 몸이 이완된다고 하셨다.



매주 이 시간 선생님이 주시는 오일 기다린다. 어떨 땐 시트러스 계열의 오일이, 어떨 때는 라벤더 향의 오일이, 어떨 때는 나무, 숲 향의 오일을 손 위에 덜어주신다. 오늘은 어떤 오일의 향을 맡을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명상 테라피 요가를 참여하는 기분은 참 특별하다.



오일의 향을 깊게 마시고, 내쉬는 과정을 통해 내 몸에 잔뜩 들어가 있었던 긴장이 조금 풀어지는 느낌이다. 릴랙스 하는 시간. 게다가 잠시나마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생각들이 멈춰지는 기분이 든다.









명상테라피 시간은 늘 참여하고 만족하며 요가원을 나선다. 역시 명상이 좋아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오일을 구매해 봐야겠다 싶었다. 이제 앞으로 집에서 명상 좀 해볼까?  



그러던 중 제주 이니스프리 하우스 매장에 갔다가 가볍게 사용할만한 작은 용량의 오일을 발견했다. 손가락 두께만 한 작은 오일인데, 롤온 형태로 목이나 팔 등에 바르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비자 아로마 오일, 탠저린 아로마 오일, 진저 아로마 오일 세 가지의 종류가 구비되어 있었다.



하나씩 향을 맡아볼 수 있었다. 비자 향과 진저 향 중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진저 아로마 롤온을 구입했다. 진저 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진저 향보다는 허브 향에 가깝다. 패키지의 설명을 보면 따뜻하고 편안한 진저와 자연의 허브향이 깊게 휴식을 도와주는 아로마 오일이라고 적혀있다.



향수는 늘 조금 과하거나 진하다는 느낌인데, 오일 바르면 은은하니 가벼우며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는 이 오일을 바르면서 나도 혼자 명상 테라피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혼자 명상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일을 목과 손에 바르고 비벼서 깊게 들이마시고 숨을 쉬고 내쉬고를 반복한다. 그 과정을 통해 몸이 릴랙스 된다. 그 후에 명상을 시작한다. 그런데 아무리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해보려고 해도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집중하자! 집중해... 명상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많은 생각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 아니야! 고개를 흔들어봐도 생각이 좀처럼 떠나가지 않는다.




아... 나는 과연 명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일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진심으로 생각 끄기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던 중 요즘 읽었던 책에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붓다가 말하길 생각을 하느니 차라리 자라고 하셨다. 자는 것은 무익한 것이 아니지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했다. 이 글을 보고 이제 그만 생각을 멈추고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명상보다 자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오죽하면 이번에 구입한 오일은 딥슬립을 위한 것이라고도 하니 잠이라도 잘 오겠지 라는 작은 위안 얻었다.




그래서 현재는 오일을 바르고 명상 요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잠에 자기 전에 손과 목에 바르고 잠이 든다. 자면서라도 내 몸이 조금 이완되길 바란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쉬고 편안하게 잠들기를 바란다. 자는 순간만큼은 생각멈추고 싶은 나의 간절한 소망이다.



이렇게 생각을 멈추다보면 언젠간 나도 혼자 명상을 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늘 긴장, 불안, 걱정, 부정으로 감싸여있는 내 몸이 안쓰럽다. 이 한 방울의 오일과 짧은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이 편안, 여유, 긍정, 안정을 되찾게 된다면 좋겠다.  



 


(책 인용-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p139, 이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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