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다. 올해가 한 달 남았다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벌써 한 달 하고도 6일이 지났으니까 곧 손, 발에 꼽힐 날만이 남아있다. 이맘때면 sns를 켜서 한 해동안 대체 무엇을 했을까 유심히 살펴본다. 2023년 1월부터의 사진을 쭉 살펴보면서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즐겁게 지낸 때를 사진으로 찍어서 기록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올해의 다이어리를 뒤적이기 시작한다. 과연 나는 올해 초 세운 목표를 잘 해냈을(해치웠을)까 하는 생각이다.왜 매년 당연히 걱정부터 되는걸까?대체 새해 목표를 그렇게 열심히 세운걸까!
굳이 변명하자면 올해의 새해 목표 설정이 조금 늦기도 했었다. 2023년이 되어 새해가 한 달이나 지났는데, 새해(신정)를 한번 보내고 또 설날(구정) 두 번 보냈는데... 그날들이 지나도록 아직도 새해 다짐을 제대로 정하지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매해 새해가 되기 전에 미리 목표 를 세운던터라, 작년 12월부터 조금씩 고민해 보며 새해 다짐을 작성해 보려고 고민했으나, 올해는 왠지 그것을 정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었다. 그러다 보니 새해가 벌써 한 달이나 지나가 버렸던 것이다.
결국 올해는 많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이렇게 된 김에 올해는 예민함을 버리고 그냥 되는대로(?) 조금 자유롭게 지내기 위해서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 아무리 열심히 계획을 세워도 인생이 확 달라지는 드라마틱한 일은 없었으니까. 그래도 단 한 가지 큰 틀의 목표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계획이었다. 다른 사람들한테 다정한 것 말고 우리 가족들에게.. 특히 남편, 아이, 엄마에게 그리고 가장 친한 내 친구에게.
매년 새해마다 새롭게 계획을 세운다. 결국 자세히 보면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씩 매년 추가적으로 결심하는 것들이 있을 뿐이다. 큰 변화는 없다. 그럼에도 연말의 오랜 기간을 공들여 고민하고 열심히 계획을 세우는 만큼 소박한 새해 목표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과연 나는 새해 목표를 잘 지키고는 있는 걸까 나아지고 있긴 한 걸까? 달라지고 있긴 한 걸까? 충분히 노력은 하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23 올해의 다이어리, 새해목표, 개인적인 글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시간이 흘러 벌써 12월, 올해가 다 가고 있다. 요즘 나는 내년의 목표를 세우기 전에올해 새해의 목표를 다시 재정비 중이다.
그중에 가장 큰 목표였던 글쓰기는 매달 10개 정도 쓰는 것이었는데 퀄리티가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매달 최소 8~10개 내외로 꾸준히 쓴 것에 만족한다. 원래의 최초의 목적은 글 쓴 개수보다 구독자 수가 많아지는 것이었다. 그것이라면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글의 개수에 비하면 아쉬운 숫자지만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순수 글로서 이만큼의 구독자가 생겼으니 이 정도면 감격할만하다.
다만 여행작가의 꿈을 꾸었던 만큼 여행에 대한 글을 좀 더 써보고 싶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사실 한 달에 10개의 평범한 글을 쓰는 것도 조금 버거웠다. 생각보다 꾸준히, 매번 새로운 주제로 글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익숙해질 만하면 어려워지고, 괜찮다 싶다가도 잘 안 되는 것을 반복되는 이유이다.
무엇보다 지키지 못한 계획은 바로 고전 읽기였다. 새해에 몇 권 빌리다 그 중간엔 아예 손을 놓았다. 그렇다고 책을 읽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 주에 평균 5권의 책을 빌려봤으니 이미 올해도 2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그러나 고전 읽기는 정말 매년 고전하고 있다. 이번달 남은 기간이라도 기필코 노력해야 봐야겠다. 그리고 고전 읽기는 내년, 내 후년, 내 인생의 끝까지 계속되어야 할 목표이다. 이번달부터라도 잘 길들여놓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올해 꾸준히 운동하기의 목표도 있었는데, 교통사고가 나기 전 9개월은 열심히 운동을 했었다. 그러나 10,11월 병원을 다니는 바람에, 몸의 상태 또한 운동하는 것이 무리였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그중에 오름에 오르기는, 겨우 5군데 정도의 오름을 목표로 잡아놨는데 두 군데밖에 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일 년에 오름 5군데 가기가 이렇게 어렵다니 놀랄 일이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자 내일 오름 예약을 해놓았다.
매년 내 계획을 세울 때 아이에 대한 목표도 함께 설정하는 편이다 올해 세웠던 아이의 새해 목표는 110% 정도로 이룰 수 있었다. 무려 새해의 목표를 100%에서 10% 넘어설 수 있었다. 아이라서 가능했던 걸까? 아니면 내가 아이에 대해 목표로 잡았던 것이 소박했던 것일까?
그래서 새해에는 아이와 함께 목표를 함께 구상해볼까 한다. 이제 생각하는 머리도 좀 커졌고, 학교도 다니고 있으니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라도 조금씩 준비해봐야 할 것이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자면 올해 목표를 다 못 지켰다고 미리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가 한 달이나 남았다. 남은 한 달 동안 3권의 고전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최소 2군데의 오름은 올라가 볼 수 있을 것 같다. 뒤늦게라도 올해의 목표에 성실하게 임해봐야겠다.
곧 새해가 찾아올 것이다. 그전에 나는 올해를 반성하고 또 새해를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만 한다.
우리는 왜 매년 새해 목표를 세우는 걸까?
새해목표를 세우면서 '나는 지키지 못할 새해 목표를 세우고 있어'라고 생각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발전가능성을 위해, 긍정적인 미래를 위해 매년 새해 목표를 세운다. 그 목표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세우는 희망일 뿐이다. 새해 목표를 온전히 다 못 이뤄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고, 이뤄냈다고 자만할 것도 아니다. 새해의 목표는 더 나은 나를 위해 계속 진행시켜야 할 단계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올해의 시간은 별로 남지 않았다. 올해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다가올 새해를 제대로 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