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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Sep 18. 2023

무턱대고 하지 말고 요령껏 해야지


월요일 오전은 하타 입문 시간이다. 월요일인 만큼 주말 내내 굳어진 몸을 풀고 시작한다. 차례대로 몸을 풀고 쭈욱 열심히 하다 보면 몸이 조금씩 유연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 개운하다! '



그러나 그 개운함도 잠시... 오늘의 요가는 마지막 차크라 아사나를 하고 사바아사나로 끝난다고 한다.




'아... 큰일 났다' 그 이유인즉슨 내가 유난히 되지 않는 하나의 동작을 하기 때문이다(물론 더 많다). 그것 중에 어려움을 겪는 동작이 '차크라 아사나(chakrasana)'이다. 차크라 아사나 자세를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하늘을 보고 누워 양다리를 엉덩이 쪽으로 당긴다. 그리고 손바닥을 바닥에 짚고 숨을 내쉬면서 엉덩이와 상체를 든다. 이때 두 팔과 무릎은 곧게 편다. 분명 엉덩이는 들어 올리고, 머리의 정수리도 바닥에 닿게 하겠는데 그 후 힘껏 들어 올리지를 못하겠다. 이것이 나의 한계이다.



결국 차크라를 실패한 상태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데 저 멀리서 70대 할머니가 차크라를 해내는 것을 보았다. 아... 나는 무엇이 문제일까?



그동안의 '나는 못해' '어우, 이걸 어떻게 해!' '어떻게 하라는 거야?' 계속 이런 마음으로 차크라를 대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팔에 힘이 없어서 할 수 없어' '수련을 좀 더 해서 힘이 좀 생기면 뭐 언젠간 할 수 있게 되겠지 하면서 막연히 차크라 아사나를 성공을 미래의 나에게 맡기었다.  



그러나 당연히 그런 마음을 먹고서는 미래의 나조차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했다.  






차크라 아사나(chakrasana) 자세









월요일 아침이면 항상 붐비는 요가클래스가 조용하다. 이 시간은 항상 원장선생님의 수업시간인데 요즘 바쁘신지. 처음 뵙는 다른 선생님들이 차례대로 대강을 들어오신다. 오늘도 아쉽지만 할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요가 클래스에 참여했다. 실은 원장님의 클래스가 현재 듣는 수업 중에 제일 집중하기는 좋은데, 반면에 가끔 이렇게 만나는 새로운 선생님들에게도 배우는 다른 이점들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선생님의 요가시간, 설마 했는데 차크라 아사나 자세가 마지막이었다. 하타요가를 할 때면 꼭 끝날 때 이 자세를 하는 것 같아 찾아보니 이 자세가 우리 몸의 에너지 센터인 일곱 차크라를 모조리 자극하여 전신 활력을 일깨워 주는, 더없이 강력하고 역동적인 자세라는 것이다. 특히 이 자세는 힘과 유연성, 긴장과 이완의 요소를 결합시키는 하타요가의 으뜸이기 때문에 그래서 요가의 마지막에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 요가 시간에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팔의 힘으로 차크라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등의 힘이 많이 필요한 것이라고 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양발과 양손으로 바닥을 밀어내는 힘도 동시에 요구된다고 하던데... 결국 하체와 상체의 힘이 골고루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서 몰랐고, 이미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갑자기 눈이 번쩍 띄었다.  이제 요령을 알았으니 뭔가 앞으로 이 자세를  할 수 있을 같다는 느낌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론 요령을 안다고 차크라 아사나를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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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요가 수업에는 그날이 무슨 날인지 2명밖에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선생님께서는 작정하셨는지 요가 수업이 이렇게 힘들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정신이 탈탈, 육체는 너덜너덜 해 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요가 거의 끝무렵 차크라 자세를 한다고 하셨다. '앗! 오늘도 차크라 마무리구나' 걱정이 되었다. 등과 팔 그리고 하체에 힘을 써야 하는 것은 알았으나 문제는 그다음이다. 제대로 된 연습이나 훈련이 되지 않았으니 오늘도 역시나 어렵다. 게다가 오늘 이전에 힘들게 진행된 요가수업으로 인해 끝날 때쯤엔 온몸에 힘도 줄 수  없었다. 팔과 다리 그리고 등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 오늘도 차크라 아사나는 어려울 수밖에...



그런데! 오늘 만난 선생님께서는 요령이 아니라 차크라를 할 수 있는 연습 방법을 알려주셨다. 요가도구 중에 요가 휠을 가져오셨다. 요가휠은 언제나 그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어떻게 사용하는 물건인 줄 몰라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 바로 그 요가휠이 차크라 아사나를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차크라 아사나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꾸준히 연습해 보라고 하셨다.




어쩌다 보니 새로운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요령과 방법을 얻는다. 나름의 쾌거이다.





요가 휠로 이렇게 연습해봐야지










요령과 방법 찾기 그리고 꾸준히 연습하기.




우연히 몇 주에 걸쳐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차크라 아사나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느 곳에 힘이 들어가면 되는지, 해야 하는 연습 방법을 골고루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요가를 배울 때 꼭 그 특정 자세를 할 수 있어야, 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지 못하는데, 나처럼 꼭 해보고 싶다면 이러한 요령을 아는 것은 꽤 유용한 것 같다. 이제 요령과 방법을 알았으니 내가 앞으로 차크라아사라를 해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또 그것을 해낼 수 있게 요가 휠을 가지고 꾸준한 연습도 필요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쓰지 않던 근육을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에 따른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처음은 어렵고 불편하겠지만, 하다 보면 알게 되고, 쓰게 되고, 방법을 알게 되고 결국엔 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요령이 도움이 된다면 그래서 그 방법을 조금이라도 습득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만 다면 과연 우리 인생에 못해낼 일이 있을까?



늘 알고 있던 인생의 깨달음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오늘도 좋은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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