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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Nov 03. 2023

우리의 문제는 간식과 야식이 전부일까?

아니, 그냥 많이 먹어서 그래.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아이를 재우다 잠이 들어버린다. 제일 싫어하는 것이 아이를 재우다 잠드는 것인데 가끔 피곤할 때는 몸이 잠을  이겨내질 못한다. 그런데 어제는 어찌나 피곤했던지, 한두 시간 자다 분명 잠깐 깼었는데 도저히 못 일어나겠어서 바로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아침이 되어 여전히 부른 배를 느끼다 보니 어제 왜 그렇게 쓰러져 잤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피곤과는 별개로 추가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저녁은 내가 밥을 두 공기나 먹은 날이었다. 엊그제 돼지고기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서 한 냄비를 끓였다. 그런데 분명 그 찌개가 그날은 별로 맛이 없었는데 끓이면 끓일수록 감칠맛이 올라왔다. 그렇게 어젯밤 그 김치찌개와 밥을 두 공기나 먹게 된 것이다. 어쩐지 평소보다 더 졸리다 생각했다. 분명 탄수화물이 잠을 부르는 것이 확실하다(이미 과학적인 근거가 나와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얼굴은 퉁퉁 부었고, 심지어 배가 여전히 꺼지지 않는 상태였다. 점심이 되도록까지 계속 배가 불렀다.




며칠 전엔 친구들과 모여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탕수육을 주문했다. 그리고 서비스로 만두가 함께 나왔다. 내 몫의 짬뽕을 덜어 받고 짬뽕 한 입, 짜장 한 입, 탕수육 한입 그렇게 순서대로 정말 열심히 먹었다. 잠깐이라도 쉬면 내 몫이 사라질까 봐 쉬지 않고 먹었다.



이렇게 쉬지 않고 먹은 이유에는 다른 것도 있었다. 밥을 먹다 잠깐이라도 말을 하면서 먹어도 될 텐데 그렇제 하지 못한다. 그 말하는 잠깐 사이에 배가 차버려 더 이상 음식을 못 먹는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본투비 내 위는 그렇게 크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 음식 욕심이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내 몸의 사이즈를 생각해야 하니까 평소의 음식을 그렇게 많이 섭취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한번 먹을 때 왕창 먹어두는 느낌이다.  



말 그대로 폭식!








폭식도 문제인데, 요즘의 문제는 간식과 야식이다. 얼마동안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야식을 끊었었는데 요즘 다시 슬금슬금 그 기운이 올라온다. 밤마다 먹는 아이스크림, 초콜릿, 과자, 와인, 맥주 등등 먹을 것이, 먹고 싶은 것이 넘쳐난다.  그래도 그중에 과일은 양호한 편이다.




특히 요즘 즐겨 먹게 된 초콜릿이 있는데 정말 맛있다. 킷캣에 로투스가 합쳐진 그런 초콜릿과자인데 와 먹을 때마다 눈이 번쩍 떠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정말 맛있다. 정말 맛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개씩 어쩔 땐 두 개씩 잊지 않고 챙겨 먹었다. 마트에서 1+1 하기에 사서 쟁여놓고 열심히 먹어댔더니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느낌이 든다. 정말이다 이 느낌은 확실하다.




나는 평상시 몸무게를 늘 같은 몸무게로 유지한다. 현 몸무게는 아이를 가지고 쪘다 빠졌다를 반복했지만 끝내 이전의 몸무게로 돌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몸의 체형이 변했기 때문에 그 시절에 입던 옷이 미묘하게 맞지 않는다. 결국 몸무게와 별개로 옷의 사이즈는 달라졌다. xs이었던 상의는 s로, 하체는 s-m을 오가곤 했는데...  요즘 매일같이 간식과 야식을 반복한 결과 바지도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컸던 m이 꽉 맞는 m이 되었달까? 지난번엔 분명 휙휙 돌아가던 m사이즈 치마가 이제는 잘 맞다.

망했다.




허리둘레를 재보며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지금 몸무게는 결혼한 이후로 무려 10년 동안 지켜왔던 체중이다. 참고로 이 몸무게는 미국어학연수 시절 10kg가 는데, 무려 4년 정도에 걸쳐 다시 뺀 결과이다. 어학연수중에 무지막지하게 먹었던 쿠키와 초콜릿 등등의 간식 살이 안 빠져서 빼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그래서 다시 미국에 살 때는 다시 그렇게 찌지 않으려 많이 노력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이뤄낸 결과로 10년 동안 같은 체중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인간 승리!)



그러나 다시 제주에 와서 나의 몸무게는 위험해졌다. 매일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열심히 움직이며 살던 육지의 삶과 달리 제주에서는 자동차가 한 몸이 된 상황이다. 그러니까 제주에서는 일부러 운동을 다니거나, 오름, 올레길을 걷는 등의 계획성 있는 삶이 아니면 살이 찔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곳에 와서 간식과 야식은 더욱 늘었으니 몸이 점점 불어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다. 요즘의 나는 내 몸무게를 알게 될까 봐 무서워서 체중계도 올라가지 못한다. 그러나 너무도 명백하게 느껴지는 무거운 몸이 체중계에 올라가지 않아도 나를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



다시 타이트하게 긴장해야 할 때가 왔다. 아무리 맛있어도 끊어내야 할 초콜릿과 아이를 재우고 먹는 야식을 이제 철저하게 그만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오늘 친구들 모임은 떡볶이 파티라고 했다. 갖가지 튀김도 준비한다고 했다. 아, 이제 그만 먹어야지! 하는 마음을 먹자마자 하필 모임 음식이 너무하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야식이 아니라 괜찮지 않나? 그러나 떡볶이도 튀김도 칼로리 폭탄이라 걱정되기도 하고! 갈팡질팡 이 마음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점심 약속이니 역시... 괜찮을까?




확실히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는 정말 어렵다. 가뭄에 콩 나듯 생기는 약속도 가봐야 하고, 먹고 싶은 것이 당길 때는 외식도 해야 하고 이런저런 핑계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다시 정신 차려야 한다. 몸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계속 이렇게 부은 몸으로(살찐 몸이 아니라 간식과 야식 때문에 잠시 부은 몸이라 믿고 싶다) 살아야만 한다. 늘어나버린 허리 사이즈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이렇게 하다 사이즈의 전부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앗! 내 미니멀!!)




매일 밤마다 달콤한 것들을 먹을 때, 맥주를 한잔 두 잔 홀짝홀짝 마시며 마요네즈 듬뿍 찍어먹는 안주를 먹을 때는 참 즐거웠다. 매일 저녁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행복했다. 절대적으로 늘어난 음식 양도 나의 몸무게 증가에 한몫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의 10년 체중 유지를 위해 잠시 이것들을 멈춰야겠다. 과연 나는 해낼 수 있을까? 벌써 생각만 해도 막막해진다. 그래도 조금 노력해 봐야겠지? 다음 글에는 정상으로 돌아온 몸무게(10년 동안 유지한 그 몸무게)라는 글을 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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