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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Jun 12. 2024

살아가는데 뭐가 이렇게나 많이 필요한 걸까?

오늘은 며칠 전부터 아이가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는 도넛을 사러 갔다. 도넛을 사고, 마침 똑 떨어진 우유를 사러 큰 마트에 들렀다. 마트에 가면 분명 살 것을 적어갔는데도 또 그 외에 사야 할 것이 어찌나 많은지 마트를 종횡무진하며 돌아다니게 된다. 오! 유정란 계란이 세일한다. 난각번호 1은 잘 보이지 않으니 2번을 주로 사는데, 3, 4번말고 2번이 세일하면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게다가 한우 40% 할인의 날이다(자주 하는 듯) 그래도 놓칠 수 없다. 국거리와 불고기 거리를 샀다. 게다가 소고기 간 것도 필요하고, 닭고기 간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스트링 치즈도 다 떨어져서 새로 사야 한다. 버터도 사야 한다. 버터는 빵에 발라먹는 것보다 스테이크 구울 때, 닭 구울 때... 이래저래 참 많이 쓰게 되는 것 같다.



아차, 과일도 사야 한다. 오늘은 무슨 과일을 살까? 아... 맞다. 아이가 블루베리 사 오라고 했는데...



일단 눈에 보이는 수박을 골라 담고 블루베리를 가지러 간다. 그리고 방울토마토도 담는다. 야채코너를 지나다 오이와 셀러리도 담아본다.



휴, 오늘도 카트가 가득 차는 것은 당연하다.








"엄마~ 치약 짜주세요" 혼자 잘 쓰던 치약이 안 나온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치약을 보니 거의 다 써간다. 샴푸로 머리를 감고 그 후 트리트먼트를 쓰는데, 영원히 줄어들 것 같지 않았던 대용량 트리트먼트도 바닥이 보인다.



서둘러 빠른 배송 어플을 켠다. 오늘 주문하면 이틀이 걸리니까 치약을 다 쓰기 전에는 주문해둬야 한다. 치약, 트리트먼트 장바구니에 넣고 고민해 보니 클렌징 티슈도 떨어졌다.




게다가 여름을 대비해 에프킬러도 주문해야 한다. 지난번 정원의 나무에 말벌이 집을 짓길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에프킬러를 몽땅 써서 쫓아버렸다. 휴, 말벌이 이미 지은 집은 소름이 끼쳤다. 안에 애벌레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아이고... 그런데 어제 산책을 하다 보니 우리 근처로 모기가 따라다녔다. 앗, 벌써 모기라니. 이제 여름 시작이니 에프킬러를 미리 준비해둬야 할 것 같다.




작년에 쓰던 여름 모자가 있었는데, 집에 놀러 온 언니가 모자도 안 쓰고 다니길래 걱정이 되어 모자를 줘버렸다. 사실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산 것이라 똑같은 것을 내년에 또 사면되겠지 했는데, 웬걸 가보니 팔지 않아 인터넷으로 구매해야 한다. 요즘 같이 햇살이 강할 때는 밖에 다닐 때 모자를 꼭 쓰고 다니는 편이라 한시가 급하다. 빨리 주문해야겠다.



요즘 일할 때 신는 실내화가 있는데 털이 달려있어서 그런지 발에 땀이 찬다. 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덕분이 따뜻했는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덥게 느껴질지 몰랐다. 집에 슬리퍼도 닳고 달아 새로 사야 했는데 이왕 사는 거 두 켤레로 주문해야겠다.








저녁에 요리를 하려고 보니 올리브오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리브오일... 큰 용량을 사면 부담스럽고 작은 용량을 사면 금방 쓰게 된다. 이번엔 뭘 사야 하나 고민이다. 용량이 고민될 뿐만 아니라 종류가 너무 많다.



오랜만에 김치부침개를 했다. 그래서 간장 소스를 만들어 먹으려는데 세상에 식초도 간단 간당 거의 다  떨어져 간다. 다음 마트에 갈 때 사 와야 할 것 목록에 추가해 본다.



그러고 보니 키친타월도 몇 장 남지 않는 것 같다. 이것도 챙겨야겠구나...



된장국을 끓이려는데 시판된장이 다 떨어졌다. 아이고...  엄마가 만들어준 시골된장만 쓰면 너무 구수한 옛날맛이 나는데 여기에 시판된장을 섞어 쓰면 적절하게 가미되어 더 맛있다.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이미 다 들어있는) 맛있는 된장국을 끓일 수 있게 도와주니 딱인데 말이다.



냉장고에 상시 두고 먹는 것들이 떨어지면 불안하다. 이 글을 쓰다가 냉장고를 스캔했는데 케첩도 마요네즈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이 마트에 갈 때 잊지 말고 사 와야겠다.  








여름이라 아이 샌들을 물려받았는데 세상 화려하다. 웬만하면 물려받은 신발위주로 신고 다니곤 하는데 아무래도 평상시에 신고 다닐 신발을 하나 사야겠다. 인터넷에 검색하니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중에 가장 깔끔하고 세련된 것으로 골라봤다. 부디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요즘 학교에서는 편한 옷을 입혀보내라고 한다. 작년에 자주 입힌 상하복이 있었는데 올해 꺼내보니 그 두 벌중에 한 벌이 이제 더 이상 작아 못 입게 되었다. 할 수 없이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 상하복을 사는 김에 세일을 많이 하는 잠옷도 한벌 함께 구매했다.



아이는 매일 연산문제를 푼다. 아직 학원을 가지 않는 아이라 집에서 수학공부를 하고 있는데 연산문제집도 새로운 학기 미리 볼 수학문제집도 필요해서 주문했다.



 아이가 본인 생일이라고 선물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본인 생일이 무슨 결혼식 준비라도 하는 것 같이 선물 리스트가 가득 찼다. 저것을 다 사줄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몇 가지는 사줘야 할 텐데 또 생일이라고 친구들과 생일파티도 열어줘야 할 텐데...






주기적으로 온라인 마트배송은 필수





미니멀 리스트가 되겠다고 마치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지만 평상시 온오프라인 장보기에 바쁘다.



차라리 예쁘고 귀엽고 재밌는 것들을 쇼핑한 것이라면 덜 억울하고 되려 신난텔테... 전혀 아니다.



먹는 것, 입는 것, 쓰는 것 등등... 살아가는데 사소한 것들이 왜 이렇게 자주 떨어지고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필요한대도 모르는 척 살자니 일상이 불편해진다. 대체 인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왜 이렇게나 많은 걸까?



오늘의 글은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오프라인 장보기를 자주 하게 되고, 또한 급한 것은 쿠ㅍ을 켜서 필요할 것을 장바구니에 하나씩 담다가 지친 나머지, 이런 쇼핑이 진절머리 나서 써보는 글이다.



과연 다들 사람들도 비슷할까? 다들 이런 자질구레한 쇼핑을 하며 살아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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