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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정도로 똥손인가?

by Blair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였다. 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근처에 있는 중학교로 모두 배정되고는 했다. 그러나 내가 중학교 가던 해 처음으로 뺑뺑이 추첨을 돌려 근처 학교가 아닌 멀리 있는 학교로 보냈다. 그 숫자가 고작 10명 내외였던 것 같은데 수백 명의 아이들 중 그 10명에 내가 속해있었다.



집에서 걸으면 10분 15분이면 가는 중학교가 바로 앞에 있었는데 나는 차로도 몇십 분 게다가 버스를 타면 직선 코스가 없어서 뺑뺑돌아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근처로 중학교를 다니는 오빠보다 훨씬 먼저 일어나서 학교를 가야 했다. 아침마다 정말 졸렸다. 그 후로도 3년 내내 학교를 다니며 조금 억울했다. 정말 운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억울했으면 되었지... 그렇게 3년이나 고생하면 되었지. 그게 끝이 아니었나. 아니면 그때부터였을까? 그 후로도 뽑기 운이 정말 없었다. 이렇게 운이 별로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여러 번 당하다 보니 지금은 거의 포기인 상태라 그저 운이 별로 없는 사람이거니 생각하고 살고 있다. 운이 별로 없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그마저 나쁜 일이라도 안 생기면 다행이었다.









차가 고장 난 후 새 차를 계약했다. 성격 급한 나에게 딱 타이밍이 좋았다. 무려 차를 열흘 만에 받았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지 고작 2주를 채 타지 못하고 서비스센터로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0여 년 만에 산 새 차의 뽑기 운이 이 정도라니 조금 슬펐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기다렸으나 다시 똑같은 증상으로 문제가 생겼고 결국 그 차는 영영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겨우 몇 문장으로 쓰인 새 차의 정리 기간은 3개월이 넘게 흘렀다. 3개월 동안 이래저래 마음고생을 했다. 몸 고생하지 않으려 차를 구매했는데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그 후로 꽤 오랫동안 차가 없어서 몸 고생도 하고 있는 중이다.



10년 만에 산 새 차의 뽑기 운이 이 정도라니, 내가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너무 짜증 나고 화가 났지만 내가 똥손인걸 어쩌나 싶었다.



(정신승리)








어쩔 수 없이 다시 새 차를 구매했다. 이번 새 차는 한 달을 넘게 기다렸다. 한 달이 넘는 기간 차가 없어 뚜벅이로 다녔지만 그래도 차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주 드디어 기다리던 차가 나왔다고 했다. 신차검수를 해야 한다고 해서 갔다. 버스를 타고 또 걷고 도착한 그곳에는 차가 도착해 있었다. 먼저 차를 보고 있으라고 해서 보고 있었다. 그런데 차의 뒷 트렁크 부분이 조금 이상했다. 설마 이게 인터넷에서 말하던 '단차'인 건가? 생각했다. 그 후에 자동차 딜러가 와서 얘기하니 본인이 봐도 조금 이상하다고 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설마... 또 똥손 당첨인 거야?'




하필 또 새 차에서 하자가 발견되었을까? 왜 하필 내가 무엇을 안다고 신차검수를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도 내가 예민한가 싶어 한참 동안을 다른 자동차의 트렁크만 봤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내 차가 이상한 것이 맞긴 했다. 유난이 아니었다.



전 자동차는 환불, 이번 자동차는 신차검수에서 이상을 발견하다니... 정말 왜 그럴까?



정신 에너지 고갈 상태






차의 단차가 안 맞는 부분을 공업사에 가서 고쳐준다 어쩐다 했다. 고민과 상의 끝에 다시 새로운 차로 교환받기로 했다. 덕분에 차가 없는 기간이 또 몇 주가 길어졌다.



그 몇 주 동안을 나는 얼마나 걸어 다녔는지 발목 부상을 당했고 결국 병원에 다녀왔다. 그동안 매일 차만 타고 다니다 계속 걸어 다니니 오히려 발에 무리가 왔나 보다.



아무래도 정말 똥손이 맞는 것 같다. 차 하나 사는데 이렇게 힘겨울 일인가! 뽑기 운이 안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동차 하나 사는데 몇 개월을 기다리고 마음 고생하고 나니 조금 힘이 든다.



그래도 제발 다음 차는 멀쩡한 것이 오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어서 빨리 차가 오면 좋겠다. 발목이 점점 아파온다... 마음도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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