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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살 더 먹는 기분

by Blair

오늘은 8월 1일이다. 벌써 8월이라니! 새해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나 시간이 금방 지나가다니 놀랄 일이다.



8월이네 올해가 겨우 다섯 달 남았어. 그렇게 생각하는 간 깨달았다. 내 나이... 이제 한 살만 더하면 마흔에 진입한다니 무섭고 두렵다.



오래전부터 서른이 되고 싶다고 마흔이 되고 싶다고 기다리던 친구가 있는데 왜 어째서 나이가 들고 싶은 거냐고 묻고 싶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어갈수록 약한 곳이 생긴다. 마음은 원래 강하지도 않았는데 더 약해지는 기분이 들고, 게다가 다친 발목은 몇 달도 넘게 아프고, 이미 마흔이 넘은 남편은 매번 어디가 아프다고 난리다. 비웃는 나를 보며 매번 '너도 마흔 되 봐'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니 마흔이 반가웠을 리가.










서른의 나는 할 일이 아주 많았다. 일도 해야 했고, 결혼도 해야 했고, 아이도 낳아서 키워야 했고, 집안일은 끝이 없었고, 글만 쓰던지 원래 하던 일을 해야 할지 고민도 아주 많았고, 너무도 사소한 그러나 하고 지나가야 할 일이 많이 있었다. 게다가 늘 하고 싶은 일, 궁금한 일은 세상에 가득했다.




그러면 마흔... 마흔은 어떨까?

마흔은 왠지 모르겠다. 정말로 모르겠다.



마흔에는 뭐 하고 살지?



말풍선에 40이라고 넣어야하나...







주위에는 벌써 나보다 한 살 더 먹어 마흔이 된 친구들이 있다. 나는 빠른 생일이라 일 년이 늦었다.. 후후후



겨우 한 살 차이. 친구들도 아직 아이를 키우느라 다들 정신이 없는 때이다. 그러나 워킹맘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적어도 일하는 분야에서는 정점이 오고 있는 듯했다.



그러면 더 부럽다. 나는 마흔이 되도록 뭘 한 건지... 분명 쉼 없이 뭘 하긴 했는데 딱히 그중에 뭐 하나 잘하는 것도 뭐 하나 나아진 것도 없다.




그래서 나이 먹는 게 무섭고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한 것은 없는데 나이만 먹는 것 같아서...









당연한 말이지만 가끔 20대가 너무 그립다. 무엇을 해도 힘이 넘치고 그것도 모자라서 무엇이 하고 싶고, 30대가 되며 그 체력이 다 사라진 것 같아 너무 무섭다. 그리고 40대로 진입하며 나는 이러다 산 송장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이 될 때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요즘에는 좀 기운이 생기는지 어디도 더 가고 싶고, 더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있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체력이 문제인가?

마흔 살의 나이지만 스무 살의 체력을 가진다면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이없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그래, 아직은 젊다고!








30대의 마지막 몇 개월을 어떻게 잘 지내볼까 생각해 본다.



40대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무엇을 하면 즐겁게 지낼지 생각을 해본다.




아직도 살날이 지금껏 산 날보다 많다(고 믿고 싶다) 앞으로도 더 재밌고 신나게 살기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




8월의 시작은 분명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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