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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정한 사람

아빠 육아의 시작

by Blair

아빠는 원래 다정한 사람이었다. 어릴 적 아빠는 늘 우리를 안고 밥을 먹였다. 엄마가 밥상을 차려주시면 그 후 밥을 먹이는 것은 아빠 몫이었다고 했다. 내가 흘린 것도 아빠가, 먹다 뱉은 것도 아빠 입속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아빠에게는 가족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육아에도 진심이었다.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 결혼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을 만났다. 두고두고 지켜보니 아빠와 오빠를 꼭 닮은 그런 선한 사람이었다.



연애를 할 때도, 결혼을 할 때도, 신혼도 둘은 알콩달콩했다. 아이가 생기자 매일 불러오는 배에 튼살 오일을 발라주고, 동화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자 육아는 다른 이야기였다.



누군 처음부터 엄마였나? 그러다 정말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던 것처럼 육아에 점점 능숙해졌다.



그러나 아빠는 시간이 혼자 멈춰있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한참을 두고두고 답답해했다. '다른 아빠들은 다 잘하던데, 왜 당신은 그것밖에 못해?'




아빠는 왜 육아에 서투냐고요~~








엄마는 아빠에게 육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알려줘야만 했다. 대체 이렇게 눈치도 센스도 없는 사람이었어? 육아에는 정말 최악인 사람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이는 점점 커져가는데 아빠의 육아는 그보다도 한참 못 미쳐서 아주 조금씩 늘어가고 있었다. 성격 급한 엄마는 늘 화내고 짜증 내고 답답해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사이좋았던 그들 사이는 육아로 인해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빠에게 아쉬운 마음, 섭섭한 마음, 답답한 마음이 먼저 들었고 그다음에서야 미안한 마음이 아주 조금 느껴졌다. 분명 아빠는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을 것이고 섭섭한 마음도 분명 그만큼 많았으리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는 아빠엄마의 손이 덜 갈 만큼 자라게 되었다. 여전히 몇 가지 일에는 부모의 손이 필요했지만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일을 스스로 할 만큼 크게 되었다.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그제야 느끼게 되었다. 아빠는 그동안 늘 육아에 보탬이 되어있었다. 그 누구보다 다정하게, 소중하게 아이와 함께 해줬다.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아이를 키웠던 것이다.



사실은 그동안 늘 아빠 없이 아이를 혼자 키우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만큼 키워보고 나서야 아빠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없었겠구나 깨달았다.









누구에게나 낯선 순간이 있다. 아이를 열 달 품고 낳은 엄마도, 그것을 기다린 아빠에게도 낯설고 어려운 육아였던 것이다.



그들은 육아에 늘 함께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던 모든 순간이었다.



아빠 육아는 그렇게 성장하고 있었다. 아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충분하게.




아빠 육아의 시작



진정한 아빠로 거듭나는 육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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