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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드의 작업실 Jan 21. 2023

6. 캐릭터 분석을 해보자

내 이야기에 맞는 사람 찾기



    저번에 스토리 구상을 마무리하고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다. 이야기에 맞는 캐릭터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다녀온 여행에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왔다. 실제 사람들을 보고 캐릭터 분석을 하면 역시 생각이 더 잘 난다. 하지만, 내 이야기에 딱 맞는 캐릭터를 찾는 건 오래 걸린다. 현재 만들고 있는 캐릭터는 아직 껍데기에 불과하지만, 하나씩 자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합리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전자파에 왜 과민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는지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과민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심리적 이유가 주축이긴 하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제상 이 심리적인 이유가 중심이 되면 안 된다. 이야기에선 이 사람이 전자파 과민성을 갖게 된 원인보다도 주인공이 어떻게 가족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이 더 중요하다. 원래, 이런 상황에선 원인을 되새겨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애초에 원인이 불명확했고, 해결방법도 불명확한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다들 그래도 시도를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주인공이 원인을 파악해 보려고 노력은 한다. 시도를 해봤음에도 얼마나 걸릴지, 어떻게 극복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약이 없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이 사람은 현재를 잘 살 수 있을만한 해결방안을 찾기 시작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극복이지만, 그 극복이 꼭 전자파 과민성이란 증상을 없애는 극복은 아닌 것이다.


    주인공은 성격적으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설정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목적에 있어서 주인공은 자신의 닫힌 마음을 열어야 이야기의 갈등이 끝난다. 가족과 관계에 있어서도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는 사람이란 설정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발목을 잡는다. 또한, 반대로 가족들의 입장에서 주인공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라는 것도 쉽지 않다.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주인공은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 역시. 주인공처럼 전자파 과민성을 겪진 않지만, 그들도 마찬가지로 무언가의 결점이 있다. 이 결점들이 모여서 작품의 갈등, 그리고 클라이맥스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각자의 캐릭터 모두 다 상세하고 치밀한 설정을 해서 주인공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경지까지 깨닫게 되는 전개가 필요하다.




    처음 장편 시나리오를 도전하는 입장에서 기존 단편영화의 캐릭터 설정도 쉽지 않았지만, 장편은 더 어려운 것 같다. 각 캐릭터만의 세계가 있어야 하고, 그 세계가 합쳐져서 큰 영화의 세계관이 이루어진다. 이 세계들이 서로 부딪히고 잘 섞일수록 이야기는 더 개성 있고 재미있어진다. 결국,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내 이야기에 맞는 사람들을 찾고 파헤쳐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사람이 70억 명? 80억 명? 정도가 있는데. 이 사람들의 생김새, 성격, 말투는 모두 다르다. 영화의 세계에서도 모든 영화의 캐릭터들은 비슷한 정도는 있어도 다 다르다. 그렇기에 각자 인물들의 개성이 생길 때까지 계속 이 인물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끊임없이 이 인물에 대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사람의 생김새는 어떤지. 이 사람의 가족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성격인지. 몇 명인지. 각자 어떤 결함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왜 이 인물은 가족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게 되었는지. 왜 이 인물은 독립적인 사람이 되고 싶으면서도 실제로 독립을 할 순 없었는지. 무엇이 이 사람에게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인지. 이 사람이 가족 중에 가장 의지 할 수 있을 사람은 어떤 성격인지. 이 사람의 가족은 어떤 분위기인지. 이 사람의 방은 어떻게 생겼는지. 이런 질문들을 앞으로 계속해볼 생각이다. 어느 정도 캐릭터 정리가 된다면 다음 글에선 상세화된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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