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아 작가님께

ㅡ'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읽고ㅡ

by oj

작가님의 첫 출간 축하드립니다. 언젠간 출간하시리라 믿었는데 작가님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란 제목의 에세이를 만나게 되어서 감개무량하네요.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의 삶이 오버랩 되어 떠오르고 그동안 읽었던 글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군요. 마치 오랫동안 알았던 친근한 사람의 일생과 마주한 느낌이었어요. 글을 읽으시곤 공감하는 댓글을 달아주시던 작가님의 에세이 역시 너무 따뜻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일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다고 다시 일깨워 주셨어요.


교사로 있을 때 만난 제자들 이야기에도 깊이 공감했어요. 반장에 모범생이라고 생각한 아이가 교묘히 괴롭히던 친구에게 상처를 다독이며 중재하신 일, 어려운 처지에 있던 혜경이와 은경이 자매에게 마음을 써준 일, 부모에게서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우울증을 앓던 남학생 이야기 등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지만 작가님처럼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지 못할 거예요.


저도 예전에 교회에서 가르치던 아이가 성도들의 지갑에 손을 대다가 들킨 일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 할머니와 어렵게 살던 초등 남학생이어서 특별히 더 마음을 써줬다고 생각했는데 당황스럽고 실망스럽기도 했어요. 전 지갑을 잃어버리진 않았는데 그나마 조금이라도 마음을 써준 선생님의 것이기에 가까이 있었음도 손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사 가서 더 이상 만나지 못했지만 이젠 그런 실수 하지 않고 어딘가에서 잘 지낼 거라고 믿어요.


선하고 자상한 남편 이야기에선 세밀하고 꼼꼼한 맥가이버 같은 제 남편이, 다정하셨던 시할머니 이야기에선 언젠가 브런치에 '특별한 인연'으로 올렸던 시이모님의 따뜻한 사랑이, 삼남매를 키우시면서 자녀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부분에선 맞벌이 25년 차에 오뚝이처럼

삼남매 양육과 친정 엄마까지 모시는 씩씩한 여동생이, 중년의 이별 준비에선 투병하다가 떠난 친구와 큰형님, 최근 갑자기 떠난 교회 제자의 56살 젊은 엄마가 떠올라서 한참 먹먹했어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참 비슷한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했는데'란 효도 점수를 매긴 부분도요. 시댁은 4형제, 친정은 5남매이지만 부모님이 연로해졌을 때 다들 넉넉하지 않으셨어요. 양쪽 아버님이 병원에 가실 일이 많으셨는데 그 사정을 알기에 일단 저희 부부가 병원비 절반을 감당하고 나머지를 나누어서 내도록 했어요. 큰아주버님네 형편이 좋아지시고도 우리가 대신 갚은 대출금도 있었지만 언급 한마디도 안 하셨을 땐 '내가 어떻게 했는데'란 서운함이 밀려오더라구요. 하지만 내려놓고, 마음을 다스리면 또 이해하고 잊혀지는 것이 가족이더라구요.


제 주변에는 특별한 사람들은 없지만 모두 자기 일에 책임감을 다하면서도 주변을 챙기고, 상처가 있는 이들을 위로하며, 정을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하답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와 딸로서 주어진 책임과 자기 역할을 잘 해내는 일처럼 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소시민들의 소박한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하지 않지만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고, 주변에 잔잔한 사랑을 흘려보내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숙한 자세로 사는 사람이 가장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작가님 생각이 저와 일치하는 부분이 참 많아서 책이 더 끌렸답니다.


작가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됩니다. 작가로서 더 인정 받으시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ㅡ oj 정옥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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