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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카 2

by oj


운전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 다만 다치지 않고 작은 사고로 그친다면 감사할 뿐이다.


첫 사고는 운전한지 얼마 안 되서 수업하고 올 때였다. 아직 차선 변경이 어려운 시기였기에 일찌감치 내 차선에 들어가서 운전하는데 도로 갓길에 주차된 차들 때문에 다시 겨우 차선 변경을 하며 당황할 때 갑자기 뭔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큰 충격은 없었지만 차를 일단 세우고 보니 우회전 신호를 위해 대기하던 차 옆을 바짝 지나가면서 번호판이 찌끄러진 소리였다. 다행히 범퍼까지 부딪히지는 않았다. 사과하고 수리비 변상을 하는데 좋은 차주인을 만나서 번호판 교체비 8천원으로 끝이 났다. 정말 운이 좋았다.


두 번째 사고는 수업한 후 아이들 차량을 해줄 때였다. 비오는 날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우회전 하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났다. 어두운데다 비가 와서 앞이 잘 보이지 않던 상황이라 놀라서 내려보니 한 아가씨가 다리를 부딪혀 넘어져 있었다. 당황해서 어떤 상황인지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을 때 버스 기사님께서 창문을 여시더니 빨리 병원에 가라고 하셨다. 손이 떨려 운전을 할 수가 없어 남편은 일하는 중이라 가까이 사는 시동생이 대신 와서 병원까지 운전을 해주었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다행히 실금이 갔다고 했고 치료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해서 안심했다. 연신 사과하고 금방 합의가 될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가씨 부모님께서 집요하게 변상을 요구했고 내 책임으로만 몰고갔다.


그 때 너무 놀라서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몰라 목격하신 버스 기사님이 떠올라서 버스 회사에 전화해서 기사님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기사님이 비가 오니까 아가씨가 빨간불에 막 뛰어가다가 우회전하는 내 차에 부딪혔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증언까지 해주겠다고 하셔서 감사했다. 나중에 오랫동안 치료 받으며 힘들게 합의했다는 말을 설계사를 통해 듣고는 별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싶었다. 그 뒤로 운전이 두렵긴 했지만 극복해야만 했고 되도록 밤 운전이나 비오는 날 운전은 피하게 되었다.


며칠 전 수영 다녀오면서도 아차 싶었다. 초록불 신호에 건너려고 앞에 차가 없길래 속도를 내고 좌회전을 할 때 노란불로 바뀌었다. 그리고 갑자기 속도를 줄이니 차가 갑자기 갈지자로 휘청거려서 너무 놀랐다. 2차선을 타지 않고 1차선을 탔더라면 대기하는 차에 부딪힐 수도 있었겠다 싶어 아찔했다. 뭐가 급하다고 그랬냐며 나를 질책하고 집에 와서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조심하라고 한 소리 들었다. 노란불은 서라고 있는 거지 빨리 지나가라고 있는 게 아니라며 습관을 잘못 들이면 안 된다고 말이다. 나도 공감하고 그 일을 계기로 더 서행하고 주의하게 됐다.


운전하기 전 친한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운전은 내가 살인 무기를 들고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이다. 그 말 뜻을 운전을 해보니 알 것 같다. 안전이 최고이며 크고 작은 사고를 겪게 돼도 인명 사고 만은 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운전한다.


그런 이유로 음주 운전을 습관적으로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희생양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 그런 사람들이 받는 형량에는 더 화가 치민다. 살인무기인 걸 안다면 어째서 술을 마시고 혼미한 채로 운전을 하고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낮은 형량을 주어서 인명 피해가 줄지 않게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더 이상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되고 음주 운전 사고에 관해서는 무조건적인 처벌을 하는 강력한 법으로 바뀌고 바른 운전으로 모두의 생명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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