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그 잔혹함

by oj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아이는 삼둥이들이었다. 대한 민국 만세는 시청률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철인 3종을 하는 것처럼 강한 체력으로 육아의 달인이 된 삼둥이 아빠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 이후 빠져든 아이가 있었다. 이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특히 나이가 어린데도 말을 너무 잘 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빠른 언어와 어휘력에 놀라며 자주 시청하지 못했어도 유튜브에서 몰아보기를 할 정도로 기쁨을 준 아이였다. 못하는 말이 없는 아이를 보며 그 조그만 머리에서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휘력만 뛰어난 게 아니고 공감 능력과 상황 대처 능력도 빨랐다. 세네 살이면 가장 예쁠 때이고 말까지 트여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때면 너무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첫 아이가 세 살 때 집에서 야옹이 놀이를 자주 했다. 야옹이 놀이란 숨바꼭질이었다. 내가 숨어있을 때 아이가 시간이 지나도 나를 못 찾아 울먹거릴 것 같은 목소리로 “엄마” 라고 부르면 그 즉시 "야옹" 소리를 내면 금새 밝아진 얼굴로 소리가 난 쪽으로 와서 나를 찾는다. 약간 겁먹은 얼굴이 순간 해맑고 행복한 얼굴로 바뀔 때면 너무 사랑스러워 세상에 이렇게 예쁜 생명체도 있을까 힘껏 안아주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롯이 나만 바라보고 나만 의지하고 부모가 우주인 아이들. 어느 덧 자라서 독립을 하니 헛헛한 마음에 빈둥지 증후군을 앓던 내가 TV 속 아이들을 보면서 어릴 때 생각이 떠올라 힐링이 되었다.

아동 학대 소식이 들렸던 때가 그즈음이었다. 입양되어 양모에게 학대받고 온몸이 멍든 채 어린이집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하늘로 가버린 가여운 아이 소식에 마음이 너무 팠다. 온 장기가 다 파열될 정도로 학대받았다는 사실에 경악할 국민들은 치를 떨었고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울분을 토했다. 양부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해서 둘 다 구속 수감 되어 높은 형량을 받은 끔찍한 사건이었다.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걸 체념한 것처럼 힘없이 축 늘어져 멍하니 앉아있던 그 모습. 더 놀라운 사실은 양부모가 엘리트여서 입양기관에서도 입양을 잘 간 케이스였다는 것이다. 충분한 심사를 거쳐 입양 부모를 매칭 했을 텐데도 이런 참혹한 일이 벌어졌다니 어이가 없었다. 빈번히 들리는 아동 학대 소식 참담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힘 없고 약한 소중하고 어린 생명들이 보호받지 못 하고 무책임한 어른들의 희생양이 되어 무참히 짓밟혀지고 스러져갈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다.

양부모에 의한 아동 학대 못지않게 친부모의 아동학대도 끊이지 않는다. 2개월 된 아기가 단지 운다는 이유로 친부에게 던져져 목숨을 잃는 사건도 있었다. 우는 것 밖에는 감정표현을 할 수 없는 어린 아기가 울었다는 이유로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자신 때문에 태어난 자식을 도대체 무엇이 모성애와 부성애를 잃은 부모들로 만드는지. 동물도 제 새끼들을 돌보는데 인면수심의 인간들을 만드는지.

더 경악할 사실은 양형이 10년 형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해가 아닌 아동 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되어 4년형을 받았다. 목도 못 가누는 2개월 아기를 던지는 행동이 살해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동학대치사도 많아야 7년이란다. 태어나서 자라보지도 못한 그 생명들을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처벌도 하지 않는 이 나라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개탄스러울 뿐이다. 외국의 경우는 아동 학대 처벌이 강력한데 비해 우리는 너무 약하다. 그러면서 저 출산 걱정을 하고 아이들이 나라의 미래라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최근엔 미혼모에게 접근해 5명의 아이를 입양한다고 매매하고는 사주가 맞지 않는 네 명의 아이들을 베이비박스에 버리고 지금 키우는 아이의 아동학대 정황까지 밝혀진 천인공노한 부부가 구속되기도 다. 소중한 생명을 물건 취급하며 사고 팔지를 않나 제 자식도 제대로 키우지 않고 방임하고 학대하면서 부모이기를 포기하는 현 세태가 개탄스럽다.

부모를 선택해 태어날 수도 없는데 친부모에게는 버림받고 양부모에게는 학대받고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너무 미안하다. 천사 품에 따뜻하게 안겨 고통 없는 천국에서 살기를 바라며 다음에는 꼭 좋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많은 사랑 받으라는 말밖에 해줄 수가 없다.

물 주고 햇빛 받으면 잘 자라지만 그렇지 못하면 시들어버리는 화초와 같은 것이 아이들이다. 잘 가꾸고 사랑 주어 빛이 나고 성장하게 만드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자 어른들과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도 있건만 후한무치한 어른들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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