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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운 하루 3 - 울음이라는 언어]

by 홈런

우리는 언제 눈물을 흘릴까. 감정적인 측면에서 슬프거나 큰 감동을 받았을 때처럼 극적인 상황에서 눈물이 나온다. 크게 눈물이 많지 않던 나는 성인이 되면서 울음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랬던 내가 요즘은 울음을 일상처럼 듣고 있다. 바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울음소리로 인해서다.


출산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으라면 아이의 울음소리를 이해하는 일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처음에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달려가기 바빴다. 울음소리가 익숙하지 않았던 내게는 큰 비상 상황이 일어난 듯했다.


그만큼 다급하고 긴박한 순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름대로 아이를 달래려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생각만큼 달래 지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아이는 분명 방금 밥을 충분히 먹었음에도 자지러지게 울기도 했고 푹 잘 자고 일어나서도 보챘다.


아이가 그때그때 필요해 보이는 것을 도와주려고 노력했지만 도움의 방향이 아기의 의도와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크게 울기도 했다. 어떤 때는 딱히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아이 울음이 그치기도 했다.


육아로 허덕이고 있던 어떤 날, 서울아기건강첫걸음 사업 차 우리 집을 방문했던 담당 간호사 선생님으로부터 아기가 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울음은 곧 아이의 언어라는 아주 당연한 말을 듣고 아차 싶었다.


그렇다. 내가 잊고 있었다. 출산 전에 육아 서적을 읽으며 아이의 울음을 직접적으로 들어도 잘 버티고 달랠 수 있다 자부했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다가오자 그 자신감은 온 데 간 데 없고 좌충우돌하는 내 모습만 남아있었다.


그 이후로 아이의 울음을 두려워하고 빨리 달래려 안달내기보다는 의사소통 수단이라 생각하고 이해해보려 했다. 처음 이러한 조언을 들었을 때는 너무 두루뭉술하고 추상적이라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았었다. 하지만 역시 시간의 힘은 강했다.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자 아이의 울음이 어떤 이유에서 오는지 아주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게 됐다.


밥 먹고 바로 울며 보채는 울음은 배 안에 가스가 충분히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배앓이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잠을 자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우는 것도 아직 낮잠을 자는 능력이 미숙한 아기가 얕은 잠 단계에서 보이는 아주 일반적인 행동이었다.


아이의 마음을 완벽하게 읽을 수는 없지만, 울음소리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제대로 듣고 소통하는 것이 장기적인 육아 레이스에서 필요한 자세였다. 그렇지 않고서는 금세 지쳐버릴 수 있다.


마치 아이 울음에 통달한 것처럼 글을 썼지만, 나는 여전히 아이 울음소리가 어렵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잠에서 깬 아이가 언제 울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있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차곡차곡 하루를 보내다 보면 조금은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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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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