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만 대면 깨네?

[엄마로운 하루 ⑤ -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준다]

by 홈런

'등만 대면 잔다.'


보통 몹시 피곤하면 눕자마자 곤히 잠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아기의 수면이다. 오죽하면 등센서라는 말도 나왔을까. 세상으로 나온 지 얼마 안 된 아이에게 주변 환경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포근하고 아늑했던 뱃속 환경은 더 이상 없다. 그렇기에 아이가 칭얼거릴 때면 더 많이 안아주고 달래줬다.


하지만 아이가 잠들 때까지 내 품을 내어주어야 할 줄은 몰랐다. 겉으로 보기에는 등 대고 자는 것이 훨씬 편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은 나의 대단한 착각이었다. 아이는 졸리기 시작하면 울며 보챘고 안아 주어야 잠이 들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솜털이 보송한 귀여운 아기를 안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그러나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졸려할 때마다 안아주는 것이 부담이 됐다. 손목보호대는 일상이 되었고 어깨의 회전근까지 너덜거리기 시작했다.


곤히 잠든 아기를 계속 안고 있는 것이 부담되자 조용히 내려놓기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품 안에서 깊이 잠든 아기를 침대에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아기 등에 감지기라도 달린 건지 침대에 내려놓는 걸 기가 막히게 알아챘다. 그러고는 마구 울어 댔다.


어른들은 옛날에는 다 안아 재웠다며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도 안다. 언젠가는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 자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그런데 손목과 어깨가 저려오기 시작하자 마음의 여유도 사라졌다. 아이도 안겨서 불편한 자세로만 자다 보니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듯했다. 서로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이의 수면을 도와주는 방법들을 찾아 적용해 보기로 했다.


그때는 체력적으로 지쳐있던 때라 나도 괜히 욕심을 부렸다. 빠른 시간 안에 아이가 스스로 자는 방법을 터득했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무리였다. 약간의 차도는 있었지만 아주 큰 변화를 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목욕이나 백색소음 등으로 '이제 잘 시간이야'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수면의식은 지속했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는 그냥 시간이 흘러가주길 기다렸다. 이 모든 현상을 해결해 줄 열쇠는 시간에 있다고 믿었다.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은 흐르고 전환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아이가 성장하면서 안아주지 않아도 조금씩 스스로 잠들기 시작했다.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이 온 것이다.


육아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아직 세상이 낯선 아이가 수면을 비롯해,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여전히 많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조급해지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시간에 맞춰 바라볼 수 있는 느긋함이 때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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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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