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편의 육아가 불편하다

[엄마로운 하루 ⑦ - 남편과의 육아 동상이몽]

by 홈런

다들 반대가 끌린다고 했다.


나도 그랬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남편과의 첫 만남은 신선했다. 외향적인 남편은 온종일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작은 일에도 마음이 동하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반면 나는 온전한 휴식을 위해서라면 집에서 쉬는 걸 선호하고 무계획한 행동을 부담스러워했다.


연애와 결혼은 생각보다 달랐다. 그래도 즉흥적인 여행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좀 더 감정을 표현해 보는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육아는 또 다른 국면이었다.


남편은 육아에 굉장히 적극적이다. 새벽 수유를 주로 도와줬고 주말 육아도 많이 참여했다. 그런 면에서 정말 고마운 점이 많다. 하지만 부부가 그것도 육아에 있어 모든 가치관이 같을 수 없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성향부터 대척점에 있었기 때문에 육아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꽤 달랐다. 나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었고 남편은 자유로운 육아를 추구했다.


가치관 차이는 아주 사소한 지점에서부터 시작됐다. 그것은 바로 분유통 씻기였다. 우리는 분유통이 어느 정도 쌓이면 설거지를 했다. 문제는 나는 아이가 분유를 다 먹고 나면 물로 애벌세척을 해 두고 설거지하기 편하게 부속품들을 모두 분해해 뒀다. 반면 남편은 어차피 설거지를 할 텐데 그때 가서 제대로 헹구겠다는 입장이었다.


몇 시간째 분유 찌꺼기가 그대로 묻은 젖병을 보는 건 꽤 답답한 일이었다. 또, 말라 붙은 분유 찌꺼기를 지우는 일은 참 수고스러웠다. 젖병 세척법을 두고 몇 차례 옥신각신했고 부속품 분해 없이 한 번의 애벌세척을 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아이와의 외출도 마찬가지였다. 바깥 활동을 좋아하는 남편은 출산 전부터 아이가 태어나면 최대한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왔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나이지만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해 부모로서 노력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와의 외출은 정작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외출 시점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나는 최대한 100일이 지난 즈음 이후에 본격적인 외출을 했으면 했다. 하지만 남편은 50일이 지난 시점부터 충분히 나가야 면역력도 생기고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대화 끝에 남편이 동의를 해줬고 100일 즈음에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본격적인 외출을 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놀러 오신 시어머님이 간단한 외출은 괜찮다고 말씀하셔서 아이가 85일경에 한산한 근처 쇼핑몰로 외출을 했다.


쇼핑몰까지의 이동은 순조로웠다. 그런데 식당으로 들어서자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강한 실내등으로 낮잠을 자지 못한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었고 아기띠를 해서야 간신히 낮잠을 재울 수 있었다. 그 사이에 밥은 코로 들어가는지 어디로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불편한 마음이었다. 그 이후 100일부터 본격적인 외출을 하고 있지만 외출 빈도와 거리를 두고도 남편과 의견을 맞춰가고 있는 단계다.


아이를 키우면서 이렇게까지 의견이 다를 줄은 전혀 몰랐다. 그동안의 살아온 방식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 차이가 육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군다나 우리는 성격이 극명하게 다른 부부다. 서로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대화로 중간 지점을 찾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내 맘 같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장착하고 육아에 임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한 요즘이다.

keyword
수, 금 연재
이전 07화나는 사라지고 엄마만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