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와 육아

[엄마로운 하루 ⑨ - 내가 좋아했던 것들은 무엇일까]

by 홈런

취업을 하고 독립을 하면서 자유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좋아하는 것들을 간섭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은 꽤 달콤했다. 그중에서도 내 일상에 은은하게 스며들었던 취미가 있다. 바로 야구다. 내가 생각해도 좀 과한 것 같긴 하지만 일 년의 절반 정도는 야구를 보느라 바쁘다.


처음부터 야구를 좋아했던 건 아니다. 9회 말까지 경기를 해야 하는 야구는 내게 참 지루해 보이는 스포츠였다. 하지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과 베이징 올림픽이 큰 인기를 끌던 때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곤 했고 나의 막연한 생각은 오판이 됐다.


즐겁다가도 화가 나고, 답답하다가도 통쾌해지는 감정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였다. 특히 환경적인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롯데자이언츠의 팬이 되면서 급격한 희로애락을 느낄 여지는 더 많았다. 물론, 시기적으로 바빠 야구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때도 있었지만 간간이 롯데자이언츠의 소식에는 귀를 쫑긋하며 아예 놓은 적은 없었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임신 기간 중 입덧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었는데, 야구를 보는 시간만큼은 고통에서 자유로웠다. 야구로 태교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소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유도분만을 앞두고도 롯데자이언츠의 응원가를 살짝 들으며 정신을 차리기도 했다.


본격적인 육아를 시작하면서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시간'을 향한 갈망은 상존했다. 특히나 예민한 기질의 내가 섬세한 영역이 많은 육아를 하는 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하루 24시간 내내 육아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는 건 꽤 고단한 일이었다.


요즘에는 육아 퇴근을 한 이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더 집중해보려고 했고 때마침 야구 시즌이 개막하면서 야구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 중이다. 5회까지 완벽하게 질 것 같던 경기도 8회, 9회에서 역전하며 분위기가 전환되는 것처럼 이기는 경기를 보고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용기 같은 그런 생산적인 감정이 솟아난다.


그중에서도 롯데자이언츠에 대해 할 이야기는 참 많지만 올해는 정말이지 가을 늦게까지 야구를 봤으면 한다. 어떻게 보면 육아와 관련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완전히 잃지 말자는 것이다. 나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보낼 수 있어야 보다 더 건강한 육아를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은 무엇일까. 단 5분이라도 좋으니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생각해 보고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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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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