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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육도씨 Feb 21. 2020

카페, 그날 - 그날 라떼

2020.02.20

저번 주에 갱신한 여권을 찾으러 갔다가 오늘 방문한 카페 이름은 카페, 그날.

라테 위에 크림이 올라가 있는 그날 라테는  카페 , 그날의 시그니처 커피 중 하나이다.

산미가 적고 고소한 맛의 라테는 달달한 크림과 잘 어우러져 자꾸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오늘은 카페 그날 우리 동네에 있는 카페 이름은 언제나 봄날,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종종 카페 이름들이 무슨 무슨 날일 때가 있다.

그날이 언제인지는 몰라도 막연하게 특별한 날일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지금은 폐업하고 없는 나의 독립 출판사 이름도 ‘그날의 온도’로 할까 하다가 16도씨가 되었다.

초봄에 약간 쌀쌀한 듯하면서도 싱숭생숭 기분이 붕 뜨는 듯한 날의 기온은 섭씨 약 16도였다.

그날은 도대체 무슨 날인가. 어떤 의미가 있는 날인가.

그런데 그럴 때가 있다. 아무 날도 아닌 일생에 그냥 지나가는 날 중 하나일 뿐인데 뭔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날. 오늘이 그랬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길을 혼자 걷고 혼자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주변의 시간은 빨리 흘러가는 데에 비해 나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의식의 흐름으로 갑자기 생각났는데, 유학시절 친했던 교수님을 뵈러 갔을 때, 교수님은 지인의 부탁으로 지인의 결혼기념일 선물을 제작하고 계셨다. 한국인 의사 부부로 남편이 부인분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브론즈로 만든 오브제에 새기고 계셨는데 무슨 말을 적은 것인지 알고 싶다며 번역해달라고 하셨다.

그 내용은 몇 년 전이라 오래돼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꽤나 낭만적이었다.

사랑의 상대성 이론, 당신이 바쁘게 산 만큼 주변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서 당신은 아직 젊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나는 반대로 느긋하게 살아서 그런지 시간이 참 빨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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