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상학

미덕의 속임수

by 법칙전달자

미덕의 속임수


삼국지에 관우나 장비, 조운, 제갈량 등이 그 주군에게 목숨을 바칠 정도의 충성을 보인 것 그리고 관우와 장비 사이의 우애나 의리 등등 본받을 만한 미덕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장군들의 용맹함이나 책사들의 지혜만큼이나 찬사의 대상이 되죠. 감동을 준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이나 충절, 의리라는 것은 그 자체가 미덕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용맹이나 간지 같은 것은 그 자체가 악덕이 될 수 있죠.


그 대상이나 성격에 따라 다른 것이죠. 당연합니다. 무엇을 사랑하느냐 어떤 사랑이냐 하는 것이 그 사랑의 가치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간들은 돈을 너무너무 사랑하죠. 그리고 인간들끼리의 유대나 사랑 같은 것도 배타적이고 이기적이어서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어색한 것입니다.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거나 감정적 호응이 있으면 쉽게 맺어지기도 하고 변절되기도 하는 것이죠.


그것을 명분으로 살인도 서슴지 않는 것이니까요. 유비도 관우, 장비에 대한 복수를 한다고, 의리를 지킨다고 큰 전쟁을 일으켰다가 수십만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게 아우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입니까? 살인자들끼리의 우애가 그렇게 아름다운 것입니까?


인간을 주군으로 섬긴다는 것이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이죠.


전쟁에서 이기는 지혜가 참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런 세상에 속하지 말아야죠.


그러나 너무 깊이 세뇌되어 감당이 안 되는 원칙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돈을 사랑하지 않는 삶도 감당이 안 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인간 전체는 속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애국이라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악덕인데 필수적인 미덕인 것처럼 되어 있는 것이죠.


세상이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가 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스로 무시하는 기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