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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곰

by 법칙전달자

도깨비와 곰


시골에서만 순박하게 자란 어떤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할머니에게 깊은 산속에 가면 곰도 있고 뿔 셋 달린 도깨비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속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해주는 할머니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산에서 곰을 만났다면 도깨비도 실제로 있다고 여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도깨비에 대해서 할머니가 구체적으로 자세히 묘사했다면 더욱더 그럴 것입니다.


사람들은 공인들의 말을 대체로 신뢰합니다. 통치자나 고위공직자의 말을 신뢰하죠. 고의적으로 국민을 기만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것입니다. 드러나면 치명적인 타격이 될 거짓말을 공식석상에서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죠. 그들은 실제 정치인들의 내면에 그들 자신들처럼 처세술만 있지 도덕성이 없다는 것을 예리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특히 종교의 수장이나 저명한 학자들의 발표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러할 것입니다. 적어도 잘못은 있어도 거짓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죠. 아인슈타인이나 호킹의 경우도 논문이나 학술지 등에 혹은 매스컴을 통해 발표한 것들을 번복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발표할 때도 그들이 내가 이 방면에 최고권위자니까 사실 확실한 것은 아니라도 내가 그렇다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거짓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한국에 유명한 교수가 줄기세포와 관련하여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처럼 발표했는데 곧 아닌 것이 드러났고 사실상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일본의 한 역사학자도 구석기시대 유물을 미리 묻어두고 발굴하게 하여 일본도 이처럼 역사가 깊다고 주장했다가 들통났죠. 한 생물학자는 회반죽 등으로 유골을 조작하여 인간에 이르는 중간화석을 발견한 것처럼 발표했다가 거짓임이 밝혀졌죠.


일반인들은 예를 들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얼마라든지 빛의 속도가 얼마라든지 공룡이 언제 멸종됐다든지 하면 자신도 그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조사해 보면 같은 결론에 이를 것이라는 전제하에 믿고 확인해보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많은 발표들에는 일부 진실에 거짓을 섞는 경우도 많이 있죠. 아무튼 이미 어떤 영역에서 대중에게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은 금전이나 명예 같은 이득을 위해 혹은 불명에나 형벌을 면하기 위해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양심이나 도덕성, 정직성 등에 충실하게 고착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니 양심 자체가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죠. 오늘날 그런 사람들은 극소수이며 그런 사람들은 이 썩은 세상에서 인기를 얻거나 저명인사가 되기를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진실을 알게 되면 나중에라도 세속을 떠나게 되는 것이죠.


사실 인간은 누구나 거짓됩니다. 어쩔 수 없죠. 그러나 그런 성향과의 싸움애서 성공울 거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직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죠.


사람들은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말을 따라가죠. 그것의 진실 여부를 심각하게 따져보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됐으면 좋기도 하니까요.


오늘날 각 분야에서 뿔 셋 달린 도깨비가 있다는 식의 말의 비중이 알마나 될까요? 놀랍게도 절대다수이며 특히 가장 중요한 면에 있어서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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