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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May 27. 2023

학습에 있어서의 맹점1

학습에 있어서의 맹점1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 놀이 공원에 가는 것처럼 하고 싶어서 졸라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니까 의무감에서 하는 것이죠. 지식은 일종의 정신적 양식이라 할 때 아이스크림이나 피자처럼 자신이 먹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사달라고 해서 먹는 것처럼 지식을 섭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지식도 그렇게 될 수는 있습니다. 꼭 알고 싶은 강렬한 호기심이 생기게 한 다음 잔뜩 기대를 가진 상태에서 설명을 듣는다면 듣자마자 깨닫고 기억되고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며 배우는 가쁨을 만끽할 것입니다. 


원래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전혀 혹은 거의 그렇지 않죠. 의무감에 의해 수동적으로 마지못해서 그렇게 하죠. 약을 먹듯이 꿀꺽 삼키듯이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것이죠. 


이론적인 것보다 구체적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이들이 문법을 배울 때도 그것이 필요해서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국어 문법이나 영어 문법 모두 그렇죠. 형용사 혹은 술어가 무엇인지 배울 때가 있죠. 명사와 대명사를 배울 때가 있습니다. 저는 문법 카드라는 것을 사용해서 수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행복하다'가 영어로 무엇인지 물어보면 거의 100%가 happy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happy가 행복하다라고 나와 있는 사전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하죠. 여러 번 질문하고 시행착오를 가친 후에 결국은 be happy라는 답을 얻게 되죠. 한국어에는 형용사가 단독으로 슬어가 될 수 있죠. 영어에서는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동시만이 술어가 될 수 있죠. 한국어에서는 동사, 형용사 그리고 "나는 사람이다"에서 처럼 명사+조사, 이렇게 세 가지가 술어가 될 수 있는데 영어와의 그런 차이를 흥이 있고 인상적으로 느끼는 경험 없이 지나가기 때문에 간단한 질문에도 정답을 못하는 것이죠. 


아이들에게 명사와 동사의 두 장의 문법 카드를 주는데 이는 명사와 동사의 두 개만의 단어를 사용하여 문법에 맞는 문장을 만들어 보라는 요구입니다. 대부분은 I go. 와 같은 문장을 만들죠. 그런데 I는 명사가 아니라 대명사이죠. 명사와 대등한 위치의 다른 품사인 것입니다. 보통명사나 물질명사저럼 하위 구분이 아니므로 그는 오답을 한 것이죠. 한 참의 탐구 후에 주어를 고유명사나 복수명사를 써야 하나의 단어로 된 문법에 맞는 문장이 될 수 있음을 알 게 되는 것이죠. 이런 기본적인 단계에서도 아이들은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오류를 간파하는 민감성마저 지식에는 적용하지 못함을 알 수 있는데 1형식문장은 '주어 + 동사'로 되어 있다는 표현 같은 것이 그 예입니다. 주어라는 것은 문장 성분이고 동사는 품사이죠. 그러므로 이 표현은 일관성 없는 오류이고 '주어 + 술어'라고 해야 맞는 것이죠. 그런데 영어에서는 술어가 될 수 있는 것은 100% 동사이고 아이들에게 술어라고 하기보다 동사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여 편의상 그렇게 하는 것인데 문장 성분 혹은 술어라는 것을 공부할 때 그 성격상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지식이 그들이 필요하거나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다루어지니까 수동적이고 의무적인 태도로 또 시험에 나오면 맞춰야 하니까 그냥 문구를 외우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교사나 부모도 어렸을 때 그런 방식으로 공부했죠. 사람들은 아니 학생들은 대부분 영적으로 태어나지도 않은 상태이고 지적으로도 태어나지 않은 것인데 모태의 아이에게 영양분이 강제적으로 공급되듯이 그런 식으로 지식을 섭취시키기 때문이죠. 신체적으로 태어난 아이는 "엄마! 나 배고파. 피자 사줘" 하고 자발적으로 요구하고 먹으면서 "맛있어!" 하고 행복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식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으며 그런 식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입의 행복함은 느껴도 지적으로는 행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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