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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May 29. 2023

도사와 무사

도사와 무사 


어느 마을에 도인으로 존경받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 무사가 그를 찾아가 칼을 빼들고 하는 말이 네가 그렇게 도가 많다고 하던데 난 너를 사기꾼으로 생각해 나에게 도를 보여주지 못하면 나는 당신을 칼로 잘라 그 인에 도가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런데 바깥뜰에 복숭아나무가 있었는데 그 도인이 무사에게 그 복숭아가 주정주렁 열려 있는  나무를 보여주면서 저 나무에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려 있지 그런데 복숭아나무를 잘라봐 그 안에 복숭아가 하나라도 있나? 도란 그런 거다라고 하자 그 무사는 절을 하면서 제자로 받아달라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대인은 과거 어느 때보다 소유양식에 젖어 삽니다. 많이 가져야 마음이 편한 것이죠. 그런데 원래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은 소유할 성격의 것이 아니지요. 소유물은 몸밖의 이질 것인 것이죠. 나는 자동차나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할 때 그것은 몸밖의 이질적인 것이죠. 


대부분의 고대언어, 히브리어에도 아니 한국어에도 have에 상응하는 단어가 없었다고 합니다. 예를 틀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땅을 소유하고 있다고 할 때 be to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속해 있다고 하는 것이죠. 자신의 영혼의 일부인 것으로 생각한 것이죠. 외부의 이질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죠. 한국어로도 내게는 땅 다섯 마지기가 있어와 같이 존재양식으로 표현했죠. 


How many brothers do you have? 를 너 형제 몇이냐? 혹은 몇이 있어? 라고 번역하죠. have 즉 소유를 의미하는 단어를 존재의 의미를 가진 단어로 번역하죠. 외부의 대상 외부의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의 일부라는 의식의 표현으로 느껴지는 것이죠. 


하느님은 사랑이라고 할 때. 하느님 자신이 사랑인 것이지 사랑을 풀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지요. 나는 진리이다라고 할 때 나는 지식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죠. 그 자신이 진리라는 것은 진리와 일치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가르치고 느끼고 숨을 쉰다는 것입니다. 국어시험을 100점 맞는 학생이 있는데 일상생활의 언어는 천박하다면 그는 지식을 소유물처럼 지식 창고에 가지고 있는 것임에 불과하죠. 


그 자신이 그렇게 되어 있지 않고 외우고 있는 지식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서 답을 쓴다든지 대답을 한다든지 한다면 그는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죠. 그 자신이 지식인 것은 아니지요. 


그 자신이 지식이라면 직접적이고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줄줄 나온다고 할 수 있죠. 기억된 것이 아니라 그냥 영혼의 한 측면이 된 것이죠. 그것 없이는 그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관계인 것이죠. 


어떤 사람이 따뜻함을 그냥 소유하고 있다고 할 때 그의 친구가 매우 지친 표정으로 와서 나 지금 마음이 처량하기 짝이 없으니 내게 따뜻함을 나타내달라고 했을 때 "그래? 나 집에 따뜻함 10,000개 있는데 1,000개면 되겠어? 잠깐 기다려봐"와 같이 될 것입니다. 돈이라면 그런 식으로 하겠죠. 소유한 것은 외부의 이질적인 것이 때문에 베푸는데 한계가 있으며 안제나 베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풍부하게 아무리 나누어줘도 줄지 않는 그런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물질적인 것은 물론 소유하는 것이고 외부의 이질적인 것이지만 그 물질적인 것도 필수적인 것이라면 항상 부족하지 않게 쓸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신적인 자산이라면 그것이 필요할 때 끄집어내어 그런 모양새를 취하는 소유관계가 아니라 자신이 그렇게 되어 늘 그런 향기를 풍기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교훈이 담긴 문구라면 그 문구를 외울 필요가 없이 자신의 영혼이 그렇게 되어야겠죠. 


오늘날 사람들에게 욕은 존재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 어떤 욕이 적합한지 기억 창구에서 끄집어내려는 노력 없이 즉흥적으로 유창하게 줄줄 나오죠. 거짓말도 그렇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떤 거짓말이 좋은지 머릿속에서 찾으려는 탐색과정 없이 상황에 맞게 줄줄 나오죠.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존재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욕하고 거짓말하는데는 도사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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