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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칙전달자 Mar 20. 2021

선험법칙

선험법칙 


서울에서 출발하여 부산에 이르러 부산을 보았다면 그 때 부산이 생기게 된 것이 아닙니다. 부산은 미리 있었던 것이죠.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던 시절에 지구가 둥글다고 확신하고 대해 쪽으로 나아가다가 신대륙을 보았다면 그 때 신대륙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고 사람도 살고 있었던 것이죠. 


경험이라는 것은 인간의 정신에 경험기능이라는 것이 있어서 가능한 것인데 인간이 무엇인가를 경험하여 의식 안에 있게 되기 전에 사실 그것은 미리 있었던 것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죠. 


우주에서 우리가 직접 경험한 것은 극히 드물지만 경험하지 않은 존재들로 가득 차 있죠. 


경험과 체험을 구분한다면 축구를 직접해보는 것은 체험이고 보고 들어서 축구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경험이죠. 여기서는 광의로 사용합니다. 오감을 통해 경험이 이루어지는데 인간의 시각과 청각은 고등감각기관으로 사용됩니다. 고등감각기관으로서의 사용은 글을 일거나 말을 들을 때 사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짐승에게는 없는 기능이죠. 


경험에는 시각과 청각의 고등감각기관으로서의 사용을 통한 것을 포함합니다. 우리가 의식 못하지만 우리가 경험하기 전에 이미 있었던 것 우리 정신기능에 이미 그렇게 있었던 것 그것을 선험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미리 있었기에 우리가 부산에 도착하여 보게 되자마자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숙식을 하면서 삶을 영위할 수 있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정신 기능도 어떤 순간에 갑자기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범주와 문법의 틀과 같은, 언어를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선천적으로 주어져있는 것입니다. 즉 뇌에 설계된 것이죠. 사유법칙과 같은 틀이 주어져있기에 논리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죠. 계산이나 노래를 할 수 있는 기능 즉 그 원천적인 틀 자체가 미리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허파나 심장이 주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그런 것들은 태안에서건 출산해서건 어떤 자극 즉 어떤 경험이 이루어지면서 작동을 하는 것이지요. 손은 원래 있고 운전을 배우게 되면 손이 운전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고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뭔가를 누리는 것입니다. 활용하여 의미를 얻는 것이죠. 원래 그렇게 할 수 있는 기능이 주어져 있는 것이죠. 


자동차에는 나는 기능이 없습니다. 그러니 초고속으로 낭떠러지로 질주하면 하늘로 비상하는 경우는 무한히 시도해도 한 번도 생기지 않습니다. 기능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 시도 즉 경험이 주어지면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죠. 


“경험하기 이전에 기능이 먼저 있었다. 사고의 틀도 그러하다”가 선험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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