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라떼 마시기 좋은 날

by 진화정


그땐 그랬지

(라떼 마시기 좋은 날)


내가 사랑하던 넌

추운 겨울날

복잡한 강남에서

갈 곳 잃고 헤매는

내 전활 받고 기다리던

따뜻한 아이였다


단출한 살림살이

함께 먹었던 건

라면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맛있었고

추운 바닥에 누워도

그래도 괜찮았다


어두운 지하클럽

희뿌연 담배연기

쿵쿵 울려대는 음악

저마다 외로운 춤

흠뻑 취하다

스르륵 빠져나와


얼음 같은 두 손으로

시린 두 뺨을 비비며

쉽사리 잡히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고

겨우 탄 택시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었다


허기지고 피곤해도

서로 위하고 챙기고

다시 어둡고 좁은

계단을 오르고

다시 차가운 바닥에

누워도 좋았었다


그땐 그랬었다

지금과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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