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이별하네

그리워서

by 진화정


혼자 이별하네

(그리워서)


커서가 계속 깜박일 동안

아무 글자도 입력하지 못했어


하얀 빈 종이 위에서

한참을 서성이는 펜을 꼬옥 쥐듯


무엇하나 결코 쉽지 않은

느리고 서툰 손길로


여전히 난 영원을 꿈꾸네

언젠간 떠나야 한단걸 알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머무는

오늘도 우린 서로 그리워해


마음에 없는 말들로

아프게 하고 상처를 남겨도


그 조차 가만히 껴안아 본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동안


이미 지나간 기억들의 조각

때론 그 속에서 하염없이 헤매네


그때의 우린 그렇게 어렸고

무모했고 그래서 겁 없이 사랑했지


너무 아름다웠으니까 모든 순간

눈처럼 녹을까 바람에 날아갈까


마음 졸이던 날들 눈물 나던 날들

이젠 안녕, 부디 잘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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