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외로움
(고독)
아기가 책을 찢는다
한 겹, 다시 한 겹
작고 통통한 손으로
야무지게 찢는다
무슨 일이냐고
왜 이러느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말없이 도망가더니
손에 쥔 책을
모두 찢고 나서야
외로워서 심심해서
그랬다고 말한다
세 돌도 안 지난
아기의 외로움은
과연 어떤 깊이일까
마음이 쓰인다
아무리 그래도
그러면 안 된다고
단디 일러두고
품에 꼬옥 안아본다
소소한 다소 느린 발걸음, 그래도 좋아라. 그저 바람에 나부끼는 방패연처럼, 여기 이렇게 나빌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