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사랑하니까

by 진화정


그대로

(사랑하니까)


동글동글 눈

오뚝한

앵두 같은 입

말랑말랑 귀

예쁘다 사랑해


눈만 사랑해?

코만 사랑해?

입만 사랑해?

귀만 사랑해?

따로따로 사랑해?


아니, 너의 모든 것

볼록 나온 배

땀띠 난 손목

상처투성이 무릎

밤사이 낀 눈곱도


그저 있는 그대로

너의 기쁨

너의 슬픔

너의 놀람

너의 분노까지도


굳이 이유를 찾지 마

그냥 좋은 거야

자꾸 조각내지 마

함께라서 예쁜 거야

주위의 공기까지도


사랑하니까

너의 입가에 묻은 침도

너의 손에 묻은 케첩도

너의 발에 묻은 먼지도

말없이 닦아주게 돼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누가 상을 주지도 않는데

누가 벌을 주지도 않지만

널 사랑하니까

그냥 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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