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민감형 100%로 살아간다는 건

MBTI-T

by 졔리

MBTI에서 피드백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자존감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영역은 감정형(F)/이성형(T)이 아닌 확신형(A)/민감형(T)다.



이들은 완벽을 추구한다.

추구하는 지향점이 완벽이므로 그에 도달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언뜻 긍정적인 방향성처럼 보인다.

더 나은 나를 원하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만족'의 부재가 가장 큰 맹점이다.


'만족'이란 단순히 현재에 안주한다는 뜻이 아니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발전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들도 똑같이 더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에겐 '단계별 만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번 시도는 이 정도로 훌륭해, 한참 남았지만 이번 목표를 달성한 건 만족스러워'

이와 같이 앞으로 전진하겠지만 과정을 만족스러워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목표에 매진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내가 기울인 노력 덕분에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것을 수정하면 다른 부분이 미흡했고, 다른 것을 보완하면 또 다른 부분이 형편없어 보였다. 이들에게 '완성된 나'란 '완벽한 나'밖에 없다. 매일이 같은 굴레다.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졌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어, 더욱더 나를 채찍질한다. 실수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나태는 더더욱 용인되지 못한다. 나를 부족한 사람이라 여기기에 의식적인 노력을 100% 기울여야 했고, 가시적인 결과물을 100% 뱉어내야 했다.



그렇게 도달하면 도달하는 대로, 이루지 못하면 이루지 못한 대로 어떤 결과든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의외로 타인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직접적으로는 상처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즉슨,

나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독설가는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절대 이들은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따듯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부정적인 타인의 말'이라는 화살을 받아

그대로 내 가슴에 꽂아 넣는다.



역설적이게도 '완벽'을 추구하면 할수록 자존감은 더 바닥을 친다. '완벽'은 가닿을 수 없는 이상의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불안하다.

'완벽'에 도달하지도 못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한 때에도 이러한 강박이 나타난다.

결국 이 시간 속에선 생산성 있는 일도, 온전한 휴식도 누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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