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문
선반에 놓인 화분이 성내는 소리
우리는 초록 아니면 다 좋아
그런데 어째서 초록이야?
선반에 놓인 화분 셋이서 떠드는 주제
생존, 개성, 죽음
어째서 인간은 우리를 죽이려 드는가
어째서 인간은
우리를 죽이려
죽이려 드는가
3달 전에 있던 그 장미
빨간 꽃을 피웠더니
그대로 꺾여 죽었어
너희는 절대 꽃을 피우지 마
꽃은 곧 끝이야
죽음
끝이야
화분에 우리를 가둔 거인
화분은 두려움이다
거인은 거대한 것을 숭상한다
우리의 한계는 작다
터전의 크기는 곧 나의 크기다
한계다
손을 대면 죽어버리는 초록이 아쉬워서
그럼에도 이 방에 그 선반 위에는 초록이 어울려서
초록의 무덤 위에 다른 초록을 잔인하게 올려두고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