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쓰는 시

by 이동건

하루는 호수 위에 있는 꿈을 꾸었다

나무와 벌레, 하늘과 새들은 울고, 오고, 죽고, 변해갔다

계절이 여섯 번 바뀌었을 때 꿈인 줄 알았지만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아름답고 고요한 공간이었다


언젠가 받았던 책상 위의 쿠키를 먹을지 버릴지 고민한다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언제 버릴지 고민한다

운동과 밥은 곧잘 챙기면서도 쿠키에는 무감각해져버린 채로

새로운 봉투를 꺼낸다


최근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있다

건조함을 느끼고 핸드크림을 찾고 있다

추위에 보일러를 틀고 두꺼운 옷들을 살피고

서랍을 뒤적이다 사진을 발견했다


오늘도 꿈을 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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