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함

by 이동건

나 모든 게 이해되지는 않아

사람은 왜 언젠가는 떠나야만 할까

죄 없는 여린 생명들은 왜 고통받아야만 할까

크고 강인한 이들은 어째서

그러한 내면을 지니지는 못할까


작게 뭉친 눈덩이를 던지던 우리는

코가 긴 눈사람 앞에서 무표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새하얀 어른이 되어버렸네

우리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검고 반듯해서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해버렸고

그날은 쉽게 잠에 들지 못했어


벤치에 앉아 노래를 듣는 척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과 들뜸을 나와 비교했어

점점 입꼬리가 내려앉고 눈썹이 일그러져서

금방 일어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씩씩하게

행복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걸었고

집에 도착하기 위한 마지막 신호등과 언덕을 두고

마음이 무너져버렸어


우리는 잠시 쉴 시간이 필요한가 봐

버거움이 날 점점 가라앉힐 뿐이고

스친 웃음이 하루를 일그러뜨리니까


나 멈춰 설 때가 되었나 봐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비우고 가뿐해진다면

그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커피를 마시며 쓰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