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

by 이동건

눈이 온다

지긋한 걸음으로


겨울은 내게 가장 편안한 시기다

날숨에 서린 하얀 이슬

얼어버린 세상

모든 것들 위에

다정히 쌓이는 눈, 한기

눈사람을 장갑도 없이 빚은 후에 느껴지는

따뜻한 듯 부르튼 손, 들뜬 눈

한껏 솟아난 웃음소리가

눈을 데리고 돌아오는 시기


상상은

미끄러지듯 비대해졌다

걷잡을 수 없었던 순간에 너는

손을 뻗었다

너만의 온도로

삐져나오는 것들을 쓰다듬었다

상처 입은 아이를 대하듯이


우리는 더욱 멀어져

알지도 못한 채 달리다가

그렇게 넘어졌을지도 모른다

나날이 커가는 우리의 시간에

겨울이 없었다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비공개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