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달콤한 잠에 빠졌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늦잠을 자버렸다. 직장인들은 평일 내내 자신이 일어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이 되면 눈이 저절로 떠진다. 나는 그 시간이 7시였다.
그런데 요 며칠 몸 상태가 안 좋은지 마음 상태가 별로인지 자꾸 잠을 깊이 자지 못했다. 잤다가 깼다가. 심지어 새벽 2-3시까지 눈이 말똥말똥한 적도 많았다. 처음에는 커피 때문인가 해서 커피를 끊어보았다. 그래도 마찬가지.(지금도 커피는 자제하는 중)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해서 다시 수영을 등록했지만, 수영 갔다 와서 엄청 피곤해도 잠이 오질 않는다. 자기 전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덕에 소설책도 잔뜩 읽어버렸다. 재미없는 책을 읽으면 졸릴까 싶어 벽돌책도 머리맡에 쌓아봤다. 그래도 살 푼 잠들다 다시 깨버렸다.
요즘 잠과의 싸움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저렇게 못 자고 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낮이 괴롭다. 오후가 되면 온몸에서 피곤하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그렇지만 그 시간은 내가 자면 안 되는 시간이다. 참 슬프다. 내가 자고 싶을 때 잠도 못 자는 처지라니... 수면욕도 식욕만큼이나 중요한데 말이다.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알람을 7시에 맞춰놓고 브런치에 9시까지 갓구울 빵에 대해 생각하다 잠이 들었다. 어제도 일이 늦게 끝나 집에서 씻고 잘 준비하다 보니 벌써 새벽 1시. 희한하게 머리에 베개를 대자마자 눈이 저절로 감겼다.
'아, 내일은 어떤 주제로 브런치를 써볼까. 오늘 무슨 일이 있었지?'
생각하다 슬그머니 잠의 세계로 빠져버렸다.
눈이 떠졌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눈이 먼저 뜨였다. 여기는 어디지 나는 누구였지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 지금 몇 시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더듬거리며 침대맡에 놓여있던 핸드폰을 찾았다.
[ 10시 05분 ]
허. 이렇게까지 늦게 잤다니! 한 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잤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중간중간 꿈을 꾼 건 같은데 또렷이 떠오르는 건 없었다. 브런치에 글을 늦게 올리겠구나 생각이 들어 죄책감이 살짝 들었다. 하지만 머리와 눈두덩이는 개운해졌다. 머릿속에 꼈던 안개가 걷힌 느낌이랄까. 왠지 모를 기분 좋음이 나를 들뜨게 했다.
잠을 잔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이었던가.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가족 중에 제일 잘 자기로 유명했다. 어디든 어떤 소리든 들어도 깨지 않는다고. 그랬던 내가 어느새부턴가 잠과 밀당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잠은 쉽게 밀어지지도 당겨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요 근래야 깨달았다. (내 마음대로 해주는 법이 없다.)
주말에 이렇게 편히 자고 늦게 일어난 날이 언제인지. 가족끼리 같이 살다 보면 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잠이 사라진 부모님들은 어느새 아침 일찍부터 달그락 거린다. 이웃집 개는 짖어대고, 도로변의 차들은 누가 빠른지 대회를 하듯 쌩쌩거린다. 그러면 늦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자려고 노력해도 이미 잠은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그런데 오늘은 다들 작정을 했는지 나를 깨우지도 않았다. 일찍부터 부모님은 어딜 나가셨는지 안 계시고, 옆집개도 산책을 갔는지 조용하다. 다들 추석연휴가 시작되어서 그런지 도로변을 성내며 달리지도 않았다.
정말 완벽한 아침이다! 내가 눈을 뜨고 싶을 때 떴다는 것. 나는 자고 싶은 만큼 충분히 잘 잤다고 생각했다. 잠을 잘 잤다고 생각하며 잠에서 깬 지는 또 얼마만인지. 너무 오랜만이라 오늘 이 늦잠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정말 내 잠은 나만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도와야 한다는 것이 실감 나는 하루였다. 그러면서 귀마개를 하나 사볼까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 책상에 앉았다. 물 한모금하면서 오늘은 어떤 글을 구워 보낼까 생각했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오늘 느꼈던 이 잠에 대한 소중함과 늦잠이 이렇게나 기분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나는 브런치를 열자마자 오늘 아침에 대해 써내려 왔다.
늦게 일어나 쓰는 핑계와 사과문이기도 합니다. 글을 시간 맞춰 쓰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조금 있지만, 그래도 제목표는 눈뜨면 글을 써보는 습관을 기르자였기에, 조금 아쉽지만 늦게라도 글을 써서 올립니다.
p.s. 그래도 정말로 오랜만에 잘 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 좋은 에너지 받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