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있어도 세상은 보통 보폭으로 발전하게 된다. 모데라토(moderato)급으로. 보통의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이끌어져 간다. 그렇다면 좀 더 큰 발전은 누가 이끌까. 더 큰 문명급 성장은 누가 이끌까. 인류가 향유하는 미래의 더 편한 세상은 누가 만들까.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걸까. AI 가 해결해 주나. 내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괴짜들이 있으면 된다. 제도권에서 자리를 못 잡고 배회하는 괴짜를 데려와서 그를 이용하면 된다. 옛날부터 지금껏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비주류였다. 통상 괴짜라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을 따르는 것을 싫어한다. 학교에서도 인정 못받고 직장에서도 왕따를 당하고 있는 많은 괴짜들이 있다.
지금껏 세상은 괴짜들에게 조종간을 주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국가에서도 일단 괴짜라는 성향을 보이면 조직에서 자르거나 한직에 그들을 몰아 놓았다. 다시 말하면 그들의 영향력을 제거하여 조직이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사전에 세팅한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니 그들이 있던 없던, 평범하고 말 잘듣는 보통 사람들에게 세상을 운전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다행히 이상한 괴짜들 없이도 큰 문제없이 현재까지 잘 살아왔다. 그럼 됐지 더 이상 뭘 바래.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다. 세상은 20세기까지 이런 운행 궤도에서 움직여왔다.
헌데 21세기가 되더니 웬일인지 잘 작동되는 사회가 조금씩 다르게 운행을 시작했다. 지금의 1세기는 과거의 10세기와 같다. 언제부턴가 지구 행성의 운행 로직이 잘 작동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을 조금 기이하게 여긴 학자들이 연구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미래의 불확정성(uncertainty)이니 모호성(ambiguity)이니 랜덤(random)이니 하는 책임 안지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생태계가 달라 졌단다. 새로운 처방이 필요한 단계가 왔다. 백약이 안 들으니 전혀 다른 조치가 필요하단다. 그래서 마지못해 최후의 처방으로 한번 괴짜들을 써 보았다. 그리고 예의 주시를 했단다. 사실 처음에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고 그들이 세상을 바꾸리라는 가능성은 없다고 미리 예단을 해 놓았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전혀 기대도 안 한 돌아이(?)들이 세상을 휘저어 아예 다른 세상을 만든 것이다. 나온 반응이 이상하다. 모두가 다 그들이 옳다고 박수를 친다. 다들 그들에게 넋을 빼고 쳐다보았다. 그게 바로 새 역사의 시작이다. 그리하니 새로운 장르가 생기고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무슨 무슨 부대(army)가 생겼다. 현상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문화수출까지 되는 이상한 세상이 왔다.
난생처음 도래한 이 문화에 편승하지 않으면 불쌍한 문맹권자로 치부되었다. 주로 새로운 무엇을 익히는 것이 귀찮은 나이 든 사람들이다. 처음에 이상하게 보이던 친구들은 이내 성공의 아이콘이 되고 그들의 기준이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건 단순히 변화가 아니고 사변적 혁명이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괴짜들은 계속 다른 영역에서 또 나타나서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
유사한 괴짜 사례가 과거 영국에서도 있었다. 이상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만든 데모 음악을 가지고 모든 음반사에 돌렸지만 아무도 그 음악을 이해해 주지 않았다. 씨알도 안 먹히는 이상한 음악을 가지고 와서 이게 무슨 음악이냐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포기한 상태에서 우연히 한 자원자가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니 얼씨구나 하고 그에게 매니저의 전권을 다 주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하나 둘 그들 음악에 빠져들었다. 또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구전으로 그들의 음악은 점점 경계를 넘어섰다.
마침내 그들의 음악은 영국을 넘고 유럽을 가로지르고 최대 시장 미국까지 점령을 했다. 바로 비틀스 성공 스토리이다. 이제 보니 이들은 모두 괴짜이다. 그전에 다른 가수들은 혼이 정상인 가수였다. 그들이 그전까지 세상을 지배했던 것이다. 그런데 점점 세상 추세가 이상해져 가니 혼이 비정상인 괴짜들이 나오게 된 환경과 호흡이 딱 들어맞았다. (혼이 비정상, 좀 덜 떨어진 어떤 한국 대통령이 나오는대로 쓰던 용어라서 나도 대입해 봤다)
대학이나 미래의 부푼 꿈을 생각하는 신생기업이라면 더 많은 괴짜를 찾아야 한다. 고만고만한 같은 범주 사람들로서는 미래를 이끌지 못한다. 먼저 괴짜를 가르치고 양성하는 기본 토양을 바꿔주면 제대로 굴러갈듯 싶다. 대학들은 단지 육법전서 잘 외우고 시험 잘 보는 기계들을 중시한다면 희망이 없는 최상의 비극적 미래를 우려해야 한다. 틀을 뛰어넘는 어떤 서구의 기업은 아예 학력을 무시하고 괴짜적인 생각을 하는 직원을 뽑는 시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에게 회사의 미래를 맡겨보자는 의도이다. 가장 잘 나간다는 실리콘벨리의 기업 이야기이다.
학생들만 괴짜여서는 곤란하다. 그들을 양성하는 교수도 제 마음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괴짜 교수가 필요하다. 평범은 변화를 싫어해서 아예 싹을 자른다. 학생을 뽑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창조적인 세상은 그래야 만들어진다. 평범한 교수에, 평범한 학생들로만 구성된 대학에서 뮌 새로운 독창과 창세기를 바랄 수 있나. 혼이 비정상(?) 하거나 예외적 성향을 가진 이들을 찾아야 한다. 과거의 명성은 이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아니 그 잘난 명성은 오히려 세상을 바꾸는데 장해물이다. 제거해야 할 종양이다.
사회도 국가도 구성원의 이질적인 개성을 불인정하는 조직으로 남는다면 그 조직은 미래에 망하는 길에 이미 진입한 거다. 똑같은 상품이 넘치는 세상이라 이제 생존 한계에 도달한다. 오히려 엉뚱한 발상과 아이디어가 더 필요한 세상이다. 제품이나 아이디어도 과거처럼 똑같은 길로 가면 100% 소멸하는 길이다. 이런 이슈가 다소 논쟁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고통 없는 혁신은 애초부터 불가하다. 그것이 미래를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그 손을 잡어야 사는 길이다. 군사 진법에 사문이 있고 생문이 있다면 당연히 생문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과거에서 지금까지 세상을 바꾼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이상하거나 미쳤거나 반대로 생각하여 세상을 뒤집어 놓은 사람들이다. 당대에 그런 주장을 하다 종교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고 생명을 잃은 사례까지 허다하다. 그래서 중세 암흑시대라 한다. 새로운 기술과 세상의 발명 그리고 미지의 발견 등은 괴짜가 없었으면 많이 늦거나 아직도 양지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 많았다. 바로 이런 소수의 괴짜들이 인류 문명을 이끌었다 해도 틀리거나 과한 표현이 전혀 아니다.
당신도 이런 괴짜들 중의 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가. 불가능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기존 머릿속에 든 생각을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이 있다고 한다. 역사는 이들을 기억한다. 세상 끝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