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늦게 논산에서 귀가해서인지 조금 늦게 일어났다. 0815 분 정도 기상했다. 통상 밤 12시에 잠을 자니 다음 날 아침 늦게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루틴이 돼 버렸다. 그리고 아침을 먹는다. 쑥을 넣어 만든 가래떡 8cm짜리 2개, 옥수수, 그리고 사과 2쪽이 전부다. 이렇게 아침을 15년을 먹어왔다. 단, 전날 약주를 좀 했을 때는 누룽지가 제격이다. 이 때는 집사람이 아침 메뉴를 변경해 준다.
사무실에 가기 전에 여직원이 전화가 왔다. 거의 전화가 오지 않는데 아침에 전화가 오면 조금 긴장이 된다. 과거 코로나가 극성일 때 확진되어서 며칠을 쉰 일이 있었는데, 무슨 일일까 하며 전화를 받는다. 직원의 모친이 낙상하여 병원에 좀 모시고 간다며 조금 늦게 사무실에 출근한다는 것이다. 큰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싶어 걱정 말고 그리 하라고 말했다. 집에서 사무실은 약 25분 정도 소요된다. 차를 타고 가는데 보통 지선으로 가니 별로 트래픽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생각이 든 것이 있었다. 보청기 공급회사에 전화를 하고 오전 1100에 방문 약속을 잡았다. 오래전부터 청력이 떨어져서 고민하다 보청기를 쓰기로 한 것이다. 일주일 전 논산 창고에서 비가 오는데 작업하다가 소형 보청기 한쪽을 분실해 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구입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사무실에 들러 오늘에 할 일을 메모지에 기록한다. 이 또한 수십 년째 하는 정해진 일 수행 방식이다. 언제나 사무실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오늘의 할 일 리스트’를 적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할 일을 정해 놓지만 다시 작은 메모지에다 정리를 해 놓아야 일이 진척이 된다. 그전에 적어만 놓고 완료가 안된 일은 계속 적어 둔다. 대부분이 며칠 내에 완료가 되는 경우가 통상적이다. 일을 완수했으면 볼펜으로 두줄을 그어 완료 표시를 한다. 두줄로 완료 표식을 하는 것은 은근히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오늘 해야 할 리스트는 이러했다.
-자서전 원고 송부
-경남대학 납품준비 (item check)
-부산 외국어 대학 납품준비
-광주대학 제공 coffee maker 준비
-노란 우산 공제에 회신 (제품 PL 보험 서류 작성)
-해외 주문할 아이템 발주 준비 (SA, or US partner )
-프란 텍 회사에 세금계산서 작성 (및 가격 nego)
-도서관 책 반납
-저녁식사 (아파트 동대표 모임 1900)
최근에는 다시 할 일이 조금 많아서 행복한 기분이 든다. 코로나로 한 2년간 어려움을 겼었는데 요즈음에 다시 조금씩 오더가 발생하여 경기 회복세가 되니 즐겁다. 그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자서전을 쓰는데 작가 선생님에게 원고를 보내야 한다. 그렇게 보낸 원고는 이번 금요일 오후에 작가 선생님과 함께 수정하며 편집을 한다. 광진도서관에서 자서전을 쓰는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여 금년도 4월부터 지속적으로 해 온 일이다. 금년 말에 자서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즐거워서 나에게 매우 중요한 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보청기 회사에서 젊은 원장을 만났다. 그는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어 방문할 때마다 유쾌한 기분이 든다. 나도 저 원장처럼 친절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청기는 제법 고가이다. 추가로 새로 낼 비용이 아깝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원장에게 혹시 가능하면 중고품도 좋다고 한번 말을 하였다. 잠시 리스트를 보더니 현재 것과 조금 다른 보청기가 하나 있다고 하였다. 비용도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큰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니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약 30분 만에 한쪽을 맞추고 사무실로 왔다.
퇴근 무렵에 보니 완수되지 않은 일이 제법 많았다. 그 이유는 잠시 후 설명하려 한다. 점심식사는 근처에 있는 백반집에서 주로 먹는데 2-3 군데의 식당을 바꿔가며 식사를 한다. 나는 점심식사를 가장 맛있게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신도림에 있는 중앙유통상가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러 갔다. 브라더 라벨기의 롤 용지가 떨어져서이다. 이 집도 오래 동안 거래를 하여 전화로 사전 준비해 두고 바로 구입해 왔다. 다음에는 내가 할 일이 따로 있었다. 대학의 항공학과에 납품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항공과 관련된 준비는 주로 내가 다 처리한다. 직원이 하는 일은 이지슬라이드 (www.ezslide.co.kr) 바닥 보호 패드의 발주와 배송 쪽의 일을 맡아서 한다. 코로나로 항공부분 일이 그동안 별로 없어서 이 일은 내가 맡아서 하게 되었다.
나는 혼자서 기내에서 사용하는 산소 실린더를 포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라벨을 붙이는 작업을 하던 중 전선에 발이 걸려서 낙상을 하게 되었다. 간단한 일을 무질서하게 해서 생긴 불상사이다. 넘어질 때 바닥에 떨어지는 팔의 지점이 바른손 팔꿈치였다. 또한 떨어진 부위가 주위에 있는 다른 물체에 걸려서 팔과 그리고 다리에도 추가적인 통증이 있었다. 제법 큰 통증을 느꼈다. 아, 이것은 잘못하면 팔꿈치가 부서진 것이 아닐까 할 정도의 충격으로 만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큰 호흡을 한 후에 바로 근처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었다. 의사가 보더니 X-레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잠시 후 차트를 자세히 보면서 손상부위를 확대해 보기도 하였다. 나는 속으로 제발 뼈에 금이나 안 갔으면 하면서 마음을 졸였다. 의사가 한 말이 다행히 뼈에 손상은 안 갔지만 물리치료도 좀 해야 하고 약도 5일 정도 복용한다고 처방을 주었다. 나는 속으로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했다. 그리고 약을 받아서 돌아왔다. 그러니 리스트에 적어 놓은 당일에 마칠 일을 모두 완수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행히 조금 시간이 지나니 팔의 통증도 조금씩 가라 않아 “휴, 정말 다행이다” 는 생각이 들었다.
약을 먹으니 저녁 약속을 어찌할까 약간의 걱정이 들었다. 오랜만에 우리 아파트 동대표2명과 저녁을 하기로 했는데 미루기에는 좀 명분이 약해 보였다. 단 약주만 조금 조심하고 얼굴 보며 이야기하고 와야지 하며 마음을 정했다. 만남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약 1시간 40분 정도에 식사를 겸한 반주를 하고 마쳤다. 이들 젊은 동대표들은 다들 자기 생업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며 동대표 봉사를 한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집에 늦게 도착했다. 밤에 할 일이 하나 줄어들었다. 바로 집에서 하는 운동인데 하체운동을 중심으로 거의 30분 정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손목의 통증이 있으니 며칠은 운동을 중단해야 할 것 같다. 빨리 정상이 되었으면 한다. 정상의 고마움은 무언가 다쳤을 때 절절히 느껴지는 법이다. 저녁에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중 독서는 빠뜨릴 수 없다. 빌려온 2권이 책상 위에 놓여있다. <킵차크 칸국>과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TV와 뉴스를 보지 않으니 독서를 충분히 할 시간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내가 유일하게 TV 화면을 보는 중국 드라마가 있다. 나는 이런 좀 유치한 무협 성격의 드라마를 유일하게 보아 왔다. 드라마 시청이 끝나니 시간이 12시가 거의 다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항상 12시 정도이다. 오늘 하루도 좀 부상은 당했지만 알차게 보낸 하루라 여기며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