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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지난 영어공부를 다시 하며

배움에 시기가 없지

by evan shim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행복하다


젊었을 때 영문 소설이나 잡지 등을 열심히 보았다. 그리고 나이 들면서 별 필요가 없어서인지 영어로 된 책을 멀리했다. 그런데 요즈음 다시 좀 맹렬히 보고 있다. 새로 말하면 영어공부를 다시 하는 중이다. 얼마를 열공해야 맹렬하다는 건지 잘 모르지만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요즘 자주 지방에 가는데 운전중 계속 오디블 북을 듣고 있다. 중부지역을 왕복해서 들었으니 거의 5시간 정도를 들은 것 같다. 계속 지방 일정이 잡혔다. 상당히 먼 곳인 부산을 다녀왔다. 긴 10 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했다. 시간을 재며 부지런히 가야 할 필요가 없는 여유 이동이다.


스마트폰에서 연결된 영어 오디블 소설을 틀어 놓는다. 열심히 듣는 소설은 ‘모스크바의 신사’이다. 19시간 녹음 분량이다. 아마존에서 책을 구입하여 별도로 보고 있다. 재미를 배가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해력을 높이려면 듣는 작업과 별도로 책을 보아야 했다. 몇 년 전 한글로 번역된 책을 보았는데 전체 맥락과 줄거리는 이해가 되는데 이번에 하는 작업은 영어 해득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하는 노력이다. 처음에 이 소설을 영어로 듣는 시도를 했는데 솔직히 이해력이 거의 절반도 안되었다. 처음에 좀 부끄럽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 이것 좀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느냐 하면 새해에 뭔가 할 일을 찾는 목표와 연관이 있다. 여러 가지를 2023년에 해야 하는데 그중에 영어 대화력을 다시 증강시키는 목표였다. 직장 시절에는 그래도 상당한 수준까지 영어 대화가 가능했다. 언어는 용불용설이 잘 들어맞는 종목이었다. 외국어 사용을 안 하니 한때 좀 잘한다고 의시 대던 어학능력도 점차 초라해졌다. 그래서 가장 먼저 영어 원어민과 전화영어를 시작했다. 3개월 전 등록한 시간이 지나서 다시 3개월 등록을 재연장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학습이 필요하냐 누가 물으면 배우는 것의 즐거움 또한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진부한 영어 표현중 the more, the better 가 있다. 무엇이든 더 열심히 할 일을 찾으면 나이 들어서도 인생 자체가 풍요해진다는 나의 신념이다.



영어 공부를 하는 김에 조금 학습을 강화시켜 보았다. 영어로 하는 전화대화만 가지고 부족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오디블(audible) 영어를 병행하는 것이다. 나는 움직이기를 즐긴다. 그중에서도 차를 이용하여 여기저기를 잘 다니는 편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10년 차량 운행기록이 350,000Km에 달했다. 오래 운행했는데 이 기간을 영어 공부에 전적으로 활용했으면 참 좋았을 것 같은데 무척 아쉽다. 그렇치만 늦게라도 운전에 소요되는 시간을 학습에 사용하려 마음을 고쳐 먹었으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도로에서 차량의 발품을 제법 팔고 다녔던 것이다.


차를 타고 어디를 갈 때 나는 거의 대부분 혼자서 운전하고 가는 것이다. 그러니 무엇을 하던 생각나는 대로 바로 행하면 된다. 대신 음악과 라디오 뉴스를 거의 안 듣게 되었다. 그전에는 70-80 음악 약 100 곡을 모바일 링크하여 들으면 시간이 잘 지나갔었다. 전에는 잘 듣던 음악과 뉴스를 안 들으니 활용할 시간은 충분히 된다. 이 습관은 제법 오랫동안 이어질 듯하다. 부족한 지구촌 시사상황은 아침에 오는 신문을 읽는 것으로 세상뉴스를 접하면 되는 것이다. 실험적으로 TV 뉴스를 끊고 생활하여도 아무런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다.


영어 책을 읽으면서 달라진 환경이 눈에 뜨인다. 과거에 영어 공부를 할 때는 옆에 두꺼운 영어사전이 반드시 필요했다. 사실 두꺼운 영어사전을 들고 다니려면 그 자체만으로도 짐이 되지만 없으면 안 되는 진짜 필수 아이템이었다. 정말 몇 페이지나 되나 봤더니 2900 페이지 짜리였다. 집에 있는 모든 사전을 보았더니 거의 10권이 될 정도이다. 이것들이 이제 모바일 사전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언제나 볼 수 있고 부피를 차지할 짐도 되지 않는다. 영어사전 외에도 가끔 모르는 다른 외국어도 해석을 참조한답시고 사서 모아둔 것 들이다. 두꺼운 사전을 휴대할 필요가 없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다. 거기에다 모바일사전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추가 기능도 많다. 발음도 알려주고 다양한 문장 용법도 알려주니 영어 단어나 숙어의 용례를 익힐 수 있는 장점인 것이다. 여기에다 점점 새로운 편리성이 가미된다. 예를 들면 여기에도 다양한 AI 보조를 받을 수가 있다. 문명의 기기를 잘 활용하면 더 훌륭한 학습보조를 받으니 얼마나 편해졌는지 모른다.


어학공부는 꾸준히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할 바에는 좀 맹렬하게 집중하면 더 좋은 효과가 만들어진다고 확신한다. 예를 들어 하루에 십 분씩 10년 하는 것보다 하루에 3-4 시간씩 집중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고 믿는다. 주전자에 물을 끓일 때 증기의 압력은 작은 열기로 오래 하면 큰 폭발력이 안 생긴다. 한정적인 증기의 힘으로 거대 중량의 증기기관차를 끌 수가 없다. 일정 이상의 집중 파워가 가해져야 강력한 추진 폭발력이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임계 폭발력의 힘을 인정해야 한다. 소싯적에 이런 인식을 했다면 뭔가 더 큰 발전이 있었을 성싶은데 나는 철이 아주 늦게 드는지 이제 그 뜻을 알게 되었다.




내가 오랫동안 해 와서 나름대로 굳어진 습관이 있다. 100%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하면 제법 오랫동안 과정을 멈추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다. 내가 정한 시한의 습관은 3년 룰이다. 스스로에게 굳게 정했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도 가끔 이 이야기를 한다. 그래야 무엇을 하더라도 신중하게 일을 벌일 수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무엇을 하기로 했으면 적어도 3년이 오기 전에 중지라는 단어를 입에 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3년이 경과하면 그때 중단 할 것이지 계속 더 발전시킬 것을 그때 결정하라는 방식이다. 사람의 능력은 어떨 때는 그 자신도 가족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시도를 막상 해보니 흥미를 느끼고 여기에 개인의 잠재된 능력이 발견될 가능성도 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스스로의 잠재 능력이 발휘되면 상상 이상의 대전환을 이루기도 한다. 나에게 이런 능력이 잠재되었나 하며 놀라고 가족들도 저럴 수가 있나 할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1만 시간의 법칙과 다소 유사하지만 차이점은 있다. 3년의 시간이 지나도 별반 발전도 흥미도 생기지 않는다면 이 작업을 5년 10년 해서 달라질 확률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때는 하던 일을 중단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또 3년 해 보아야 한다. 현대는 고만고만한 여러 가지 만능의 기술보다 특출 난 한 가지만 잘하면 인정을 받는 세상이다.




PS. 척척박사라고 하는 챗GPT 에게 한번 물어보았다.

<Q> 노년에도 새로운 학습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A> 노년에도 새로운 학습을 하면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두뇌 건강 유지: 노년에도 새로운 학습을 하면 뇌를 계속 사용하게 되므로 두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학습은 뇌를 자극하고 새로운 뉴런을 생성하여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자신감 증가: 새로운 기술이나 주제를 배우면 자신감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학습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감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삶의 질 향상: 새로운 학습은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배우거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 삶에 대한 열정과 희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연결성 유지: 새로운 학습은 사회적 연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학습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거나 그룹 활동에 참여하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인생의 목적감 유지: 노년에도 새로운 학습을 통해 인생의 목적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성취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목표와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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